일부 조합원, 특화설계 등 문제로 반발...법정 소송 확대 시 사업 차질 불가피
지난해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힌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3주택지구(3주구) 시공사가 조합원 반발로 다시 선정될 상황에 놓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 시공자 선정 취소의 건'을 가결했다.
조합에 따르면 총 조합원 1622명 가운데 857명(서면결의서 제출 포함)이 참석했고 745명이 찬성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했다.
이날 조합은 새로운 건설사를 선정해 수의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안건도 의결했다. 조합은 최근 주요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시공사 참여 의사를 받았고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수의계약서상 독소조항, 특화설계, 공사범위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입찰제안서와 최종 수의계약서의 일부 공사내용이 다르다는 내용이다. 회사 측은 계약서의 일부 문구에 대해 '서울시 표준계약서'에 의거해 본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로, 총 공사비만 8087억원에 이른다. 현재 반포 3주구는 1490세대로 구성돼 있지만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세대의 대단지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 앞선 두 차례 공개입찰 유찰 끝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재적 조합원 1624명 가운데 서면 출석을 포함한 1160명이 참여하면서 총회 요건이 갖춰졌고 이 가운데 767명(66%)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시공사 선정에 찬성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 의향이 적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총회 직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의 결정에 불복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면서 사업이 연장되고 장기적인 소송전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재건축 조합원들은 금품 향응이나 과도한 홍보행위가 아님에도 특화설계 등을 이유로 시공사의 우선 협상자 지위를 박탈했다”며 “시공사가 법적인 대응에 나서면 사업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총회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사의 권리 보호를 위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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