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영국의 온라인 소아성애자 사냥꾼 논란
[WIKI 프리즘] 영국의 온라인 소아성애자 사냥꾼 논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19.01.10 09:04
  • 수정 2019.01.12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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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아동 성범죄자 피해를 입었다는 레슬리(왼쪽)와 그의 부친. [BBC 캡쳐]
인터넷 상에서 아동 성범죄자 피해를 입었다는 레슬리(왼쪽)와 그의 부친. [BBC 캡쳐]

영국에서 소위 ‘소아성애자 사냥꾼’이라는 사람들에 의해 인터넷 상에 아동 성범죄자라는 딱지가 붙여진 사람들 중 최소 8명이 자살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인터뷰에 응한 레슬리라는 여성의 아버지 역시 어떠한 형사 고발이 없는 상태에서 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 여러 위협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러한 단체들은 정의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레슬리는 아버지 마이클 더프가 아주 자상했으며 부녀 사이에 무엇이든 말하는 사이였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했다. 레슬리의 아버지는 온라인으로 15세의 소녀와 접촉한 뒤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7월 딸과 함께 집에 있었던 레슬리는 아버지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됐는데, 한 소아성애자 사냥꾼에 의해 소셜미디어에 퍼진 것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15세 소녀라고 하고 접촉했던 이는 가짜 프로필로 아동 성범죄자들을 색출하려고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레슬리는 친구들에게서도 SNS 상에 돌고 있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이미 아버지의 영상을 봤다고 말했다. 레슬리는 충격과 분노로 아버지와 대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이클 더프는 스스로 경찰서에 갔고, 자신의 컴퓨터도 넘겼다고 한다. 그는 심문을 받고 풀려났으며, 이틀 뒤 자살했다.

오랫동안 침묵했던 레슬리는 소아성애자 사냥꾼들에게 이들의 행동이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걸 알리기 위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 6년 동안 영국에서 이렇게 자살한 남성들 대부분이 소셜 미디어에 영상과 함께 이름이 퍼지고 며칠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위 함정수사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소아성애 혐의자들을 잡은 것으로 유명한 29세의 소아성애자 사냥꾼 제이미 리는 스스로를 ‘아동 보호 집행자’라고 칭하며, 그 자신도 피해를 겪고 이러한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BBC>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그는 <BBC>에 한 중년 남성이 14세 소년과 온라인을 통해 대화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14세 소년이 사실은 제이미 자신이라고 했다.

제이미는 아동들을 원하는 남자들과 접촉하고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 추잡한 것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제이미는 이 남성에게 남자아이들을 좋아하냐는 질문을 했고, 남성은 좋아하지만 같이 있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의 신원이 드러나는 이 장면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이 함정에 걸린 것을 알아채고 얼굴 표정이 바뀌는 것까지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

이 남성은 현행범으로 잡힌 뒤,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아동 성범죄 시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몇 개월의 실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출소 뒤, 그는 자살했다.

제이미는 이러한 사람들이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 지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성의 자살은 충격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내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내가 접근한 방법 때문에 자살한 것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은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폭력과 증오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옆집에 사는 사람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때때로 경찰이 이 ‘소아성애자 사냥꾼’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영국 경찰청장회(National Police Chiefs' Council, NPCC)는 이런 민간의 활동이 빈약한 증거로 경찰 수사의 권위를 떨어뜨린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경단을 표방하는 보복과 자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마이클 더프의 자살로 레슬리는 아버지의 범죄 여부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게 증거라고 하지만 아버지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버지가 자살하자마자 사건이 종결되어 진실을 알 수 없다. 아버지의 컴퓨터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아버지의 자살 이후, 레슬리와 그녀의 딸은 성폭행의 위협이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경단들의 위협으로 아버지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고,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도 못했다고 한다.

여전히 마이클의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으며, 심지어 레슬리의 한 지인이 아버지의 시신이 집에서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을 찍은 것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한다. 이 또한 그녀에게는 가혹했다.

아동 성범죄 혐의자가 온라인 상에 공개되는 것이 맞냐는 물음에 제이미는 이러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에 대해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소아성애자 사냥꾼들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들이 위대하고 책임감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쇼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이미는 레슬리를 만나고나서 소아성애자 사냥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온라인 그루밍의 위험에 대해 아이들에게 교육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레슬리는 혐의자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사람들을 심판받게 하기 위한 퍼레이드에 지나지 않다고 했다. 그녀는 여기에 정의도 답도 없고, 그저 자신이 사랑한 아버지의 진짜 모습은 무엇이었는가 하는 질문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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