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구속수사 하라’ vs '사법독립 침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처리 둘러싸고 격돌
[포커스] ‘구속수사 하라’ vs '사법독립 침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처리 둘러싸고 격돌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9.01.11 15:53
  • 수정 2019.01.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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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에 대해 반응이 극심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주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반대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팽팽한 대치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검찰에 소환했다.

서초동 일대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뒤섞여 나왔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중당 등이 연대한 '양승태 사법 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 농단의 몸통인 양승태를 구속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등 재판에서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 맞춰 개입했음이 밝혀졌으며, 정책에 반대한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 점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신뢰도 추락은 이런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면서 확대됐다"며 "양 전 대법원장을 철저하게 수사해 사법 농단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사법부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한 것을 두고 이들은 "전 대법원장이 아닌 사법 농단을 통해 국정을 어지럽힌 중차대한 대형 사건의 총 책임자로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역시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앞이 아닌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며 "대법원을 욕되게 했다면 벌을 달게 받아야 하는데 참으로 무례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다. 사법부를 욕되게 하지 말고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라"고 말했다.

반면 애국문화협회와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당, 턴라이트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이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 안정을 고려한 판결, 국가 경제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판결 등이 사법 농단이냐고 반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야도 각기 엇갈린 입장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포토라인이 아닌 대법원 청사 앞에서 입장을 발표한 것을 지적하며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사법부 수장이 검찰에 불려가는 것은 국가적으로 참 불행한 일”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사법농단의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의 모든 여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 과정이 이어져 사법 적폐 청산이 이뤄짐으로서 사법부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서면 논평을 통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고개를 떨구고 들어가도 할 말이 없을 판"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은 지금이라도 사법농단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법적 처분을 기다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으로 사법농단의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며 "양 전 대법원장도 사법부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사실 규명에 협조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이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 국민에게 한없이 불신 받고 있는 법원도 신뢰 회복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가 사법 독립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김명수 대법원장을 앞세운 문재인정권의 사법장악 시도가 사법난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특정 단체 출신들로 사법부 요직을 장악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위헌적 행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을 끌어들여 사법 공간을 정치로 오염시켜 오늘 전임 대법원장이 출두하게 된 것"이라며 "얼마 전 퇴임한 울산지법원장이 '대중이 피를 원한다고 해서 판사가 따라가면 안 된다'고 한 말에는 많은 함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대법원 청사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당한 인사개입이나 재판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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