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자동차 부품업계의 현대차 불신, “스스로 믿음 보여줘야”
[WIKI 수첩] 자동차 부품업계의 현대차 불신, “스스로 믿음 보여줘야”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9.01.11 16:08
  • 수정 2019.0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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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올해 목표 760만대, 부품업계선 720만~730만대 수준 예상
노조 문제, 광주형 일자리 논란, 해외 수출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 산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내수 및 해외 판매목표를 760만대로 세웠다. 현대차는 468만대, 기아차는 292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는 각각 2018년 대비 10만대씩 더 팔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실적은 총 740만대 수준이었다. 비록 800만대에 훨씬 못 미치지만 최근 3년간 지속돼왔던 하락세에서 반등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흥국 및 러시아 등에서 이러한 기세를 몰아 성장세를 이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실적은 내수에서 지난해 수준의 판매를 이어가고, 중국 및 북미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한다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부품업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희망찬 새해 목표와 달리 기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소 부정적인 전망에 보수적인 시각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기아자동차는 720만~730만대 수준의 판매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중국에서의 부진 만회가 쉽지 않고, 수출 부문에서의 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부품업계의 사정이 어려운 만큼, 이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기대가 와 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부품업체들은 사급단가 인상이 쉽지 않았다.

일부 독점적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급단가 인상이 적용되지 않았다. 일괄 통보 방식도 개별 협상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는 당연히 협상력이 부족한 을의 입장에 있는 부품업체들에게 불리한 방식이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교섭이 여름휴가 직후 원만히 타결되면서 기대감에 수정 계획을 755만대로 잡았지만, 결국 740만대에 그친 것도 부품업체들의 영향이 컸다. 현대차그룹은 각 부품업체들이 한 역할을 맡으며, 유기적 연관을 맺고 있는 시스템이다. 하나가 멈추면 전체가 멈추게 된다.

이 말인즉 부품업체들이 내다보고 있는 올해 현실적인 전망인 720만~730만대 수준의 판매를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산업과 부품업계는 결국 하나의 운명공동체나 다름없다. 현대・기아차는 이상을 보고 부품업계는 현실을 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결국 이에 대한 답은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놓아야 한다. 단순히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어느 기업이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 가능토록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성장 기조가 이어질지, 또는 주춤할 지는 결국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어지고, 지난해부터 출시되고 있는 신차들이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고질적인 노사 간 문제를 안고 있으며, 수출 부문에서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호언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는 점은 고마운 일이다. 이러한 시기에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자동차 산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올해 지난해 반등을 뒤로 하고 다시 거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동차 업계의 미래는 정말 심각한 국면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실적 반등을 계기로 이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현재 현대・기아자동차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생산공장 설립을 언급하며 광주형 일자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6년 11월 현대차 아산공장 준공을 마지막으로 국내에 생산라인을 세우지 않고 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투자를 하라는 말도 있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연간 총 생산 가능 대수는 860만대다. 올해 목표 대수인 760만대도 생산능력 대비 100만대나 부족한 수치다. 부품업계에서는 올해 720만~730만대 수준의 판매를 예상하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자동차로의 매끄러운 전환과 올해 세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해 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일이 되어야 한다.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원들은 물론 광주시 및 해당 노조의 이견 차조차 좁히지 못해 잡음이 들려오는 상황에서 단순히 정부 압박에 투자에 나선다면 좋은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부의 요청을 무작정 외면하기엔 부담이 클 수도 있지만 올해 세운 계획을 달성해 관련 부품업계와 회사 직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우선되길 바란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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