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10일은 우리나라 민족대명절 '설'에 대응하는 중국 '춘절' 연휴다. 이를 앞두고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업계는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 시작했다. 유통가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인,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뭘까. 

통상 업계는 춘절 전후 중국인이 좋아하는 '순금'과 숫자 '8', 붉은 색을 활용해 '황금괴(골드바)' 경품 행사 등을 펼쳐오고 있다. 모두 재물과 관련된 것이다. 중국인이 숫자 '8'을 좋아하는 것도 '돈 벌다'는 뜻의 '발(發)'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게 이유다.  

철저히 현세중심적이면서 손에 잡히는 구체성을 추구하는 중국인은 한마디로 '돈, 재물'을 좋아한다. 새해 인사도 '돈 많이 버세요'다. 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도 재물과 직결돼 있다. 바로 용 머리에 말 몸을 지닌 중국 고대 전설 속 동물이자 재물신 '비휴'(貔貅·중국발음 '피슈')다.

커다란 입과 볼록한 배를 지닌 '비휴'의 가장 큰 특징은 입만 있다는 것이다. 주로 먹는 음식은 '금은보화'로 항문이 없어 한번 입에 들어가면 몸밖에 내놓지 않는다. 그래서 사방 재물운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사악한 기운은 내쫓고 좋은 기운을 불러온다고 중국인은 믿고 있다. 옥으로 된 비휴가 인기인데 집이나 사업장에 모신다. 머리부터 몸통을 두번 쓰다듬고 쓰다듬은 손을 빠지는 구멍이 없는 곳에 넣으면 재물운이 붙는다는 미신을 믿고 매일 쓰다듬어주는 게 중국인이다. 

춘절과 같은 대목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이들 중국인은 면세점 외국인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면세점은 중국인만을 위한 '전용' 디자인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 매장이든 주얼리 매장이든 붉은 색과 크고 화려한 디자인은 모두 중국인 타깃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인은 그 정도로 붉은 색을 좋아한다. 

이들에게 붉은 색은 권력과 부귀를 상징한다. 또한 액운을 내쫓고 길조를 상징하는 행운의 색이다. '홍바오(붉은 봉투)'를 주고 받는 관례도 쓸 데 없는 액운을 막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황제의 색'인 황색도 좋아한다. 좋아하지만 중국인이 황색을 사용하는 것은 붉은 색만큼은 자유롭지 않다. 황색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모반과 불경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화장품도 붉은 색 용기의 '에스티로더' 석류 라인은 중국인이 많이 구입한다. 해당 브랜드는 "미백 효과 화장품인 게 가장 큰 구입 이유"라며 "하지만 붉은 색 용기인 점도 중국인 선택에 한몫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은 한국 화장품을 좋아하고 특히 '설화수'를 좋아한다. 하지만 중국인이 많이 찾는 품목은 따로 있다. 명품 '진설 라인' 중에서도 크림이 아니다. 중국인 구매는 주로 세안과 팩 제품에 몰린다. 중국이 물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세안을 집중 관리할 수 있는 클렌징 폼 등 해당 제품류를 가장 많이 찾고 있다. 

두타·동화면세점 등 국내 시내면세점 주얼리 매장도 "커다란 '핑크 캣츠아이' 등 중국인은 크고 화려한 보석을 좋아한다"고 입을 모았다. 브랜드 '판도라'는 중국내 인기인 사자춤 모티브 펜던트, 부엉이 펜던트 등을 진열해놓고 있다. '스와로브스키'도 중국인 전용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주얼리 매장 관계자는 "큰 보석이 박힌 제품은 중국인 타깃"이라고 전했다. 한류 스타 착용 주얼리도 선호 1순위다. 

흔히 명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 가운덴 다소 의외 브랜드도 있다. 바로 '육심원'이다. 육심원 지갑과 가방 등은 중국인이 '쓸어담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면세점 매장 관계자는 "간혹 내국인 중에는 면세점 매장에도 알록달록 이런 제품이 있느냐고 묻곤 한다"며 "하지만 매장 상품은 중국인 선호 제품 위주일 수밖에 없고 중국인이 좋아하는 게 비치 이유"라고 전했다. 중국인이 추상적인 디자인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것을 좋아하는 점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브랜드일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이호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