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ESS로 '퀀텀점프' 이어간다
삼성SDI, 전기차·ESS로 '퀀텀점프' 이어간다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9.02.13 17:02
  • 수정 2019.02.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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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한 삼성SDI…흑자전환 코앞
연이은 ESS 사고 정기적 안전점검으로 우려 떨쳐
올해 ESS 해외 수요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삼성SDI [사진=연합뉴스]
삼성SDI [사진=연합뉴스]

2년 연속 실적 경신으로 적자에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며 퀀텀점프의 역사를 쓴 삼성SDI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필두로 또 한 번 퀀텀점프 도약을 준비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97GWh로 전년 대비 64%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가 세계 7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삼성SDI는 배터리 사용량 순위 8위에 올랐다.

정부의 자동차 배터리 보조금 제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이른바 ‘배터리 굴기’에 지난해 5위에서 떨어진 순위지만, 오는 2021년 관련 제도가 폐지되면 기술력에서 월등히 앞선 삼성SDI가 다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긍정적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08년부터 관련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해 골칫거리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전영현 삼성SDI 대표가 영입된 2017년을 시작으로 가능성을 재평가 받고, 3년여 만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쾌거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사업 성장성을 내다보고 선제적 투자를 한 삼성SDI가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 BMW의 전기차 판매 호조를 기반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시장은 연평균 50% 성장이 예측되며, 2020년이 전기차 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전기차를 출시하는가 하면 지난해 완판 신화에 힘입어 올해는 출하량을 대폭 늘렸다.

기업의 행보에 발맞춰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 보조금 지원,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전기차를 구입하는 개인에 세제혜택은 물론 지자체별로 백만원대부터 천만원대까지 보조금도 지원한다. 혜택 대상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개인에게 돌아가는 보조금 액수 자체는 줄었지만, 관련 예산의 총액은 증가했다. 정부는 전기차 수요에 맞춰 충전소를 공급하기 위해 500세대 이상 신축 아파트는 이동형 충전용 콘센트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고객 다변화 및 연이은 수주 성공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유럽 양대 고객에 치중되었던 거래처별 매출 비중도 올해 새로운 거래처를 추가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원재료 가격 연동 매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며 “전기차용 배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주가 매출로 연결되면서 성장이 본격화해 흑자 전환 시기가 더 빨라져 투자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ESS도 삼성SDI의 미래를 이끌 양대 산맥 중 하나다. 관련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이 전망되는 등 시장조사기관의 예상치를 앞서고 있다. 풍력, 태양광, 조력 등 친환경 에너지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국내외 환경을 미뤄봤을 때 ESS는 성장성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친환경 에너지는 공급이 일정하지 못해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국내시장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전력용 ESS 중심의 해외 시장의 수요가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해외 고객 확보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국내 ESS 화재 우려로 감소한 관련 매출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ESS 화재로 인해 다중이용시설 등에 가동 중단 권고가 내려지면서 관련 산업이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SS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이 관련 화재의 ESS의 운용 시스템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한 세미나의 일환일 뿐 명확한 결론을 내린 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기평 관계자는 “지금은 어느 누구라도 이게 원인이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대형 에너지 저장 장치는 수요자마다 필요한 용량, 설치 환경 등이 모두 달라 화재 원인을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점검단을 꾸려 이르면 3월께 화재의 1차 원인 종합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안전에 대한 표준안 제정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보장된 안전성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은 향후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존에 ESS 중 배터리, PCS 등에 대한 표준화는 있었지만 시스템 레벨에서 안전 가이드라인이 국제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에서 한국이 선제적 대응을 위해 나선 것”이라며 “화재 발생도 해외와 비교했을 때 확률적으로 보면 비슷하지만 한국의 ESS 보급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우리나라 산업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응이 늦은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큰 틀에서의 가이드라인은 합의됐고 부수적으로 디테일한 것들을 조율 중에 있다”며 “표준안 도입으로 화재 재발방지 및 산업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련 규정은 3월말께 산업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 후 조율해 이르면 4월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한시적으로 ESS 배터리 충전량을 정부 권고안인 70%보다 높은 95%를 유지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 예방하고 있다. 보다 더 정확한 셀 진단 및 배터리 점검을 위해 정밀점검이 끝날 때까지 충전 상한을 유지해 달라는 권고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충전량이 높으면 정상과 불량의 전압 편차가 커져 정밀검사가 더 용이하다”며 “화재 원인 규명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정기적인 배터리 안전점검 차원에서 일부 사업장에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SDI 관계자는 “작년 중대형 전지 매출 증가를 ESS가 주도했다면 올해는 자동차 전지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중대형 전지 매출의 전체 성장은 물론 자동차 전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ESS도 업계 최대 설치 실적과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한 해외 진출로 국내에 편중된 매출을 개선해 수익성을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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