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김용환 부회장 보좌역에 전 포스코 제철소장 출신인 안동일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현대제철의 이번 포스코 출신 사장 영입은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현대제철이 고로 도입 당시 포스코 퇴직자들이 대거 현대제철에 입사한 적은 있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1,2위 일관제철소에서 사장급 임원이 임명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황은연 포스코 전 사장 등 일부 인사들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대차그룹의 선택은 마케팅이 아닌 현장 경험이 많은 생산 및 기술 전문가였다. 김용환 부회장이 그룹 전반에 걸친 경험이 두루 있는 만큼, 큰 그림은 부회장이 그리고 안 신임 사장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과거 우유철 부회장과 강학서 사장의 투톱 체제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측에서도 부회장 아래급 인사임을 명확히 하는 등 그룹 내 최고 권력자였던 김용환 부회장과의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안동일 신임 사장의 역할은 그룹의 존망이 걸려 있는 미래자동차 성장동력 확보와도 관계가 깊다. 현대제철은 가파른 성장을 지속해왔지만 프리미엄급 고급강판 생산에 있어 포스코에 기술이 뒤쳐진다.

실제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에 투입되는 강판들은 포스코에서 생산되고 있다. 초고장력강 생산 등 기술력에 있어서도 포스코에 한 수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미래자동차 사업부문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그룹 내 목표를 감안하면 안 신임 사장의 역할은 현대제철의 품질 및 기술력 향상에 주안점이 맞춰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룹 목표와 김용환 부회장이 추진하는 현대제철의 목표달성을 위한 보좌역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신임사장은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인 광양제철소를 비롯해 열연, 특수강 등의 강점을 갖고 있는 포항제철소장까지 역임한 바 있어 현대제철의 전 제품 품질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지난해 특수강 부문 도입을 마치며 설비 라인업을 완성했다. 사실상 외형 확대가 마무리 된 만큼, 질적 성장을 위해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포스코 출신의 사장을 임명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사업부문으로의 전환과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변화가 필요한 만큼, 현대제철 역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해 그룹 내 역량 강화에 나선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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