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삼성생명, ’자살’ 입증 못하면 보험금 지급”…삼성생명 “검토 후 결정”
소비자원 “삼성생명, ’자살’ 입증 못하면 보험금 지급”…삼성생명 “검토 후 결정”
  • 유경아 기자
  • 승인 2019.03.25 14:42
  • 수정 2019.03.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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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사진=연합뉴스]
삼성생명 [사진=연합뉴스]

보험사가 가입자의 장해 또는 사망 원인을 ‘고의사고(자살)’라고 명백하게 입증하지 못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분쟁위원회는 지난 2015년 사망한 A씨의 상속인이 삼성생명에 재해보험금을 지급한 요청한 사건에서 보험사가 ‘고의사고’를 명백히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사망한 A씨는 지난 1996년 삼성생명에 재해로 1급 장해진단을 받을 경우 5000만원을 지급 받는 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2015년 8월20일 자택 방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1급 장해진단을 받고 치료 중 사망했다.

A씨 상속인은 보험사에 재해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삼성생명은 ‘고의사고(자살)’를 주장하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가 과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의무기록지에 자해·자살로 표기돼 있는 등 자살을 목적으로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고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씨가 사고 발생 20일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사고 전날 직장 동료와 평소처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에 주목했다.

특히 당시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 기록상 연소물이 A씨가 발견된 방과 구분된 다용도실에서 발견된 점, 연소물의 종류를 번개탄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정결정은 ‘보험사가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입증 책임을 부담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그동안 막연히 고의사고를 주장하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측은 “소비자원으로부터 해당 결정문을 정식적으로 통보 받지 못했다”면서 “결정문이 오는 대로 내부에서 결정 사항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2001년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자살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자살의 의사를 분명히 밝힌 유서의 존재나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정황사실을 입증해야만 할 것”이라고 판결 내린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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