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홍역 백신접종 문제로 '홍역' 치르는 미국... 백신거부 때문에 농구부에서 쫓겨난 학생이 소송 제기
[WIKI 인사이드] 홍역 백신접종 문제로 '홍역' 치르는 미국... 백신거부 때문에 농구부에서 쫓겨난 학생이 소송 제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3.26 07:19
  • 수정 2019.03.26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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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컨겔(왼쪽)과 그의 아버지 빌 컨겔. [ATI]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백신에 대한 괴담도 퍼지고 있으며 그 원인이 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이미 홍역 소멸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26개 주에서 홍역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에선 각각 100명 넘게 확진됐으며, 워싱턴 주가 환자 35명 집단 발병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최근 다시 번지고 있는 추세다.

주 원인은 예방접종을 맞지 않은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소(CDC)에 따르면 92~94%의 집단 면역이 유지돼야 집단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의 홍역 예방접종률은 91%다.

미국의 학교는 매년 신학기가 되면 신체 및 치과 정기검진 그리고 예방접종 기록을 요구한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등교가 거부될 수 있다. 그런데도 접종률은 100%에 가깝지 않고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외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종교나 의학적인 이유 등으로 백신을 맞을 수 없다면 사유서를 내고 면제될 수 있다.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위해 마련해둔 규정인데 검증이 어렵다는 걸 악용하는 부모들도 생겨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는 가운데 미국의 한 가톨릭 계통의 고등학교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학생에게 농구부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슈가 되고 있다.

켄터기 주의 ‘예수 성심성모 고등학교(Our Lady of the Sacred Heart/Assumption Academy)’ 졸업반에 다니는 제롬 컨켈은 농구부에서 농구를 할 수 없게 되자 주의 보건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저는 백신의 효용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데, 학교 측은 우리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컨켈의 아버지 빌 컨켈은 뉴스 방송국 WLWT5과 가진 비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나아가 수두 백신이 유산된 태아(aborted fetus)에서 추출되며, 자신의 가족은 기독교도로서 유산에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 소송의 첫 청문 과정은 4월에 열릴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홍역 등의 질병이 퍼지자 미국 여러 주의 보건당국들은 학생들이 의무 백신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3월 14일 북 켄터키 보건당국은 컨켈이 다니는 ‘예수 성심성모 고등학교’에서 32명의 학생들이 수두에 감염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 보건당국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학생들이 학생 환자나 교직원 환자들이 최종적으로 회복되고 나서 21일이 지나야 등교할 수 있다는 조치를 내렸다.

“우리는 학교 당국과 협력 하에 지난 2월부터 수두 등의 질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 보건당국은 최근에 감염된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바 학교에 강화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고, 공동체 내에도 수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대중들에게 서둘러 공표해야만 합니다.”

북 켄터키 보건국의 지역 건강국장인 린 새들러는 이렇게 보고했다.

또, 보건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수두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최선의 대책은 수두 백신을 맞는 것이며, 백신은 안전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현재 공동체의 학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증세를 면밀히 살펴보라는 권고가 내려져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빌 컨켈은 학교당국의 금지초치는 자신들 가족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급반에 재학 중인 농구선수 제롬 컨켈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저의 마지막 학년 농구부 시합들을 제가 뛸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저는 너무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는 4년을 농구 선수로 보냈습니다. 당연히 마지막도 선수로서 마치고 싶습니다.”

켄터키 주 법에 따르면, 타당한 면제 사유가 성립된다면 주민들은 종교적 이유를 들어 백신 접종을 면제받을 수 있다. 컨켈 가족의 변호사 크리스 위스트는 컨켈 가족이 작년에 백신 접종 면제에 필요한 합당한 서류들을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위스트 변호사는 적어도 18명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보건당국의 공표 이후 자신과 접촉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주 보건당국은 이번 소송 건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 보건당국은 또 다른 성명서를 통해, 위스트 변호사가 컨켈 가족의 소송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트위터를 통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스트 변호사는, 학교 측이 지난 2월 보건당국이 수두 발생 건수를 보고받았던 같은 시기에,  컨켈에게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농구 시합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제롬 컨켈은 학교에 출석 자체를 전적으로 금지 당하고 있는데, 이는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의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내려진 조치이다. 나아가 현재 학교의 모든 과외 활동 및 주민들의 야외 활동들도 당분가 취소된 상태이다.

수두는 흔히 통상적인 아동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소는(CDC) 수두가 치명적인 질병에 속할 수 있으며, 면역체계가 허약한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상정하고 있다.

수두 백신의 생산 업체인 ‘머크(Merck)’는 2015년 가진 한 인터뷰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원세포(original cells)는 유산된 태아에서 선택적으로 추출된다고 밝힌 바가 있다.

“다른 생산 업체뿐만 아니라 머크도 선택된 백신을 재배하기 위해 두 개의 잘 발단된 인간 세포주(cell line)를 활용합니다.”
머크 측은 ABC 뉴스에 이렇게 밝혔다.

“FDA는 머크 백신들을 생산하기 위한 이러한 세포주들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간염이나 광견병 등의 백신도 합법적으로 유산된 인간 태아들에서 추출된 세포로부터 얻어진다고 한다. 그런 후 이러한 세포들은 세포주나 자손세포(descendant cell)를 형성하는 데 활용되고, 이것들은 다시 현재의 백신 제작에 사용된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원래의 유산된 태아 세포는 지금의 백신에는 직접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한편, 켄터키 주를 포함한 15개의 주들은 금년에 홍역 발생을 공표한 바가 있는데, 주로 3월에 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소는 이러한 발병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는 해외에서 홍역에 걸린 후 미국으로 들어온 환자들의 증가와, 두 번째로는 주로 종교적인 이유와 세속적 관점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동체에 홍역을 전파한 경우이다.

백신접종 거부자들 사이에 퍼지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의 확산도 백신 거부라는 위험한 풍조에 한몫 하고 있다. 백신접종 거부자들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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