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 'EU 탈퇴협정' 부결…'노 딜' 브렉시트 초읽기
英 하원 'EU 탈퇴협정' 부결…'노 딜' 브렉시트 초읽기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03.30 14:28
  • 수정 2019.03.3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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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마지막 회유' 무산…찬성 286표·반대 344표
하원, 협상 없이 떠나는 상황 안돼...대안 모색 위한 추가 의향투표 개최 예정
영국 브렉시트, 점점 안개속으로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국 브렉시트, 점점 안개속으로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국 의회가 2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을 3번째로 부결시키면서 영국이 또 다시 수렁에 빠졌다. 

AP통신 ·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기한을 4월12일에서 5월22일로 연장하는 것을 포함한 탈퇴 협정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찬성 286표, 반대 344표로 58표차로 반대표가 많아 합의안은 부결됐으며, 동일한 결과가 세 차례 반복됐다.

EU 탈퇴협정 부결로 인해 영국은 4월12일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하거나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가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장해야 한다.

친브렉시트 보수주의 성향인 유럽 리서치 그룹의 부위원장인 스티브 베이커 보수당 의원은 합의안 부결 직후 메이 총리의 총리직 사임을 촉구했다.

베이커 의원은 성명을 통해 "메이 총리가 새 지도자를 위해 길을 터주고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됐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메이 총리의 합의안으로서는 마지막 패배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끝났고,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 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따라야 할 때가 돼서 유감이다"며 "메이 총리는 새로운 지도자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는 합의안을 이행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 역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직후 성명을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성명에서 "우리가 질서정연하게 유럽연합(EU)를 떠나는 것을 지지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하원의 모든 의원들이 깊은 유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원의 이날 결정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부결의 법적 의미는 영국이 다음 달 12일에 EU를 탈퇴할 예정이라는 것이다"며 "단지 14일 만에 말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4일이라는 시간은 합의, 입법, 비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지만 하원은 그럼에도 협상 없이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따라서 이제 우리는 미래에 대한 대안적인 방법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영국 하원 의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국 하원 의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원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내달 1일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개최할 예정이다.

브렉시트 합의안 3차 투표 부결 소식에 EU측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제기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영국 하원 표결이 부결된데 대해 유감"이라며, "현재로서는 4월12일에 노딜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는 4월12일 자정에 노딜이 되는 시나리오에 완벽히 준비가 돼있다"라고 강조했다.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내달 10일 EU정상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한편, 영국은 2016년 6월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2019년 3월 29일로 결정했으나, 하원이 합의안을 연달아 부결하면서, 브렉시트 문제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영국민들은 EU에서 전격 탈퇴를 원하는 부류 ·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자 하는 부류 · 탈퇴 결정을 뒤집으려는 사람들 등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이 분열돼있는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jeonbrya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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