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KT 전방위 압박 논란… "공공기업적 성격이므로 당연" VS “민영화 17년인데, 정부기관들과 같은 잣대로 자율경영 침해”
정치권, KT 전방위 압박 논란… "공공기업적 성격이므로 당연" VS “민영화 17년인데, 정부기관들과 같은 잣대로 자율경영 침해”
  • 노진우 기자
  • 기사승인 2019-04-05 14:58:48
  • 최종수정 2019.04.08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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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KT 황창규 회장 소환 국회 청문회, 치열한 공방 예고
'연구용역직' 편파 조사 논란... 경쟁업체들까지 한꺼번에 조사해야
황창규 KT 회장이 2일 KT그룹 신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정치권이 KT(회장 황창규)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가 공공기업적 성격이 있으므로, 그 어느 기업보다 면밀하게 경영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재계 일각에서는 "KT가 민영화된 지 17년이 지났는데, 정부기관들과 똑 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자율경영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7일 KT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의 책임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청문회는 당초 올 1월에서 3월 5일, 4월 4일로 계속 연기되다 확정된 것이다.

청문회에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황창규 회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과 권혁진 국방부 정보화기획관,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 김철수 KT 사용직노조 경기지회장 등 4명이 참고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는 과기정통부의 화재 관련 보고와 화재시설 보유자인 KT의 경과 및 향후 대책 보고,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 대책에 관한 증인, 참고인 신문 순으로 진행키로 했다.

최근 논란이 된 KT 불법채용 건과 관련해서는 이번 청문회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KT 주변에서는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에 대한 규명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채용비리 등 다른 이슈들이 주로 논의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은 KT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청문회의 표면적 목적과 달리 자료 요청은 불법 채용이나 고문 명단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방위 주변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사건의 본질인 통신 재난재해보다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재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의 보상 문제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KT 흔들기’ 융단폭격식으로 집요한 공세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상품권 깡’ 문제로 경찰로부터 수개월간 조사를 받았다. KT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깡을 통해 11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뒤 19대와 20대 국회의원 99명의 후원 계좌에 쪼개기 입금하고, 접대비로 사용한 혐의였다.

경찰은 “불법 정치 후원금 기부와 관련, 모두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CR부문 임원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황 회장과 구현모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 의해 번번이 기각됐다. 황 회장 사건은 올해 1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고비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경기도 성남시 KT 본사와 광화문 지사를 두 차례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의 딸이 1차 전형인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김 모 전 KT 인사 담당 전무를 구속했다.

이후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유열 전 KT 사장을 추가로 구속한 검찰은 조만간 특혜채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KT 연구용역직 공개… ‘경쟁업체들도 공개해야’ 주장도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KT의 특혜채용 의혹은 대부분 황 회장의 전임인 이석채 전 회장 때 이뤄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기밀로 분류되는 KT의 경영고문 명단까지 폭로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황 회장 취임 후 14명의 정치권 인사와 군인, 경찰, 고위 공무원 등에게 고액의 급여를 주고 민원 해결 등 로비에 활용해 왔다”고 주장하며 고문 명단을 공개했다.

고문단은 모두 14명이다. 이들의 자문료 총액은 20억원으로, 매달 500만원에서 1400만원의 자문료가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 역시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자문료가 4~5년치라고 하는데, 전체 금액이 매년 4억~5억원 꼴이면 일반적인 대기업 경영자문료 규모로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KT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에 대한 사정기관이나 국회의 압박이 전임 이석채 회장을 넘어 황창규 회장에게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2014년 취임 이후 꾸준히 회복 중인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황 회장이 또다시 검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황 회장도 이런 우려의 시선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최근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 2019 연차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IT 기업을 6년이나 이끈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가 경영을 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에 맞춰 퇴진하겠다”고 덧붙이며 중도 퇴임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명확히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각 부처도 성격에 따라 관련 위원회를 외부 인사들로 운용하고 있고 대외비로 하는 경우도 많다”며 “민간기업이나 법무법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세청, 공정위, 검찰, 경찰 출신 인사들을 고문으로 채용해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편파적 조사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대부분 민간기업들이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고문제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연구용역직’ 형태로 관련 프로젝트를 아웃소싱하고 있는 KT에 대해서만 정부기관들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KT의 연구용역직을 문제 삼으려면 경쟁사들의 상황까지 한꺼번에 조사해야지, KT에 대해서만 까다로웃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만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노진우 미래산업부장]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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