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새만금 태양광발전, 외국계 회사 잔치될까?
‘지지부진’ 새만금 태양광발전, 외국계 회사 잔치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4.10 14:25
  • 수정 2019.04.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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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재생에너지 선포식 지역 방문 이후 아무런 차도 없어
환경영향평가, 주민동의 등 갈길 멀어…상반기 실증단지 가능성
OCI, 솔라파크코리아, 현대글로벌 등 지역 기업 우선 혜택 입을 듯
중국계 기업 경쟁력 뛰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 줄 수 있어
새만금 미래 재생에너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새만금 미래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의 메카이자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전북 군산의 새만금 사업개발 계획이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업개발이 본격화되면 외국계 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발전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미래 재생에너지 선포식에 참석하는 등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 속도에 진척이 생길 것으로 기대가 됐지만, 아직까지 시작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태양광발전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비상하다.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기업들 역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새만금 태양광발전 사업이 단순히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군산 지역은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 등 지역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지역 경제가 무너졌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들은 물론 군산 지역에 투자를 하는 해외 기업들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 근간을 두고 있는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새만금 태양광발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1순위 기업은 OCI다. OCI는 전북 군산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이 나간 뒤 세아그룹과 함께 매출이 조가 넘는 대기업으로 남아 있다.

태양광발전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순위권 안에 드는 기업이다. 태양광 발전의 원소재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IPP 사업 등 발전 사업에 일가견이 있다. 지리적으로도 현지 기업으로 새만금 사업개발이 본격화되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부도를 맞아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솔라파크코리아도 새만금 사업개발 착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독일계 기업인 솔라파크코리아는 태양전지 부문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상당한 효율을 자랑하지만 단가가 비싼 것이 흠으로 꼽힌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이 개시되면 지역 기업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론 한화큐셀과 현대글로벌이 새만금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한화큐셀은 중국 태양광 모듈회사를 인수하면서 규모가 세계 4위 수준까지 커졌다. 특히 독일 큐셀까지 인수하며 400wh 이상 고전력 큐셀 기술을 손에 넣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발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주시할 만한 점이다.

한화큐셀은 최근 타 업체들의 특허 침해로 미국과 호주, 독일 등에서 진행 중인 모듈기술특허 소송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태양광 부문에 있어 가장 큰 규모와 경쟁력을 자랑한다. 다만 전북 군산 지역에 위치해 있지 않아 지역 기업 혜택은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달리 현대글로벌은 발 빠르게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전북 군산에 계열사 법인을 세우는 등 지역 업체에 우선적으로 돌아갈 혜택을 누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벌은 사실 태양광발전 부문에 별다른 기술력이 없는 회사다. 그러나 지역 기업에 하도 물량을 주는 등 오히려 지역 경제에는 상당한 이득을 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특히 태양광공사 시 설계, 조달, 시공 등 EPC사업에서 시공사보증이 필요한데 현대글로벌은 이러한 보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중국 기업들의 공습, 지역 경제 활성화엔 도움?

새만금 사업의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만큼 태양광발전 사업에 상당한 경험과 지식,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한국에 투자 명목으로 국내 설비 도입을 통해 접근하려는 중국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태양광업체들은 세계 10위권 안에 대부분 포진돼 있을 만큼 거대 규모를 자랑한다. 자국 내 수요도 상당한 만큼 반드시 국내 새만금 사업의 수주 목적만이 아닌, 미국쿼터제로 막힌 수출 판로 확대 차원에서 한국 공장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군산 지역에 설비를 도입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과도 부합하기 때문에 중국 업체를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적극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는 업계 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한화큐셀 등 국내 기업이 대부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OEM, ODM 생산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의 공장을 국내에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또 중국의 태양광발전 잠재수요가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중국 기업을 막는 것은 국내기업들의 중국 진출 기회를 날리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 새만금 사업개발, 말만 무성…언제 시작할까?

현재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말만 무성할 뿐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사업이 본격화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평가 등 과정이 상당히 복잡한 데 아직 타당성 검토 등 시작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 특성상 환경영향평가가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시작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4계절 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환경영향평가만 1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또 자금조달계획과 주민동의 등도 이뤄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상반기 시범 실증단지 인증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새만금 태양광발전은 기존 수상태양광발전과는 크게 다르다. 기존 수상태양광발전은 담수에서 이뤄졌지만, 새만금 사업은 바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파도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난이도가 급상승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한 1메가 발전에 15억~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확실한 검증과 검토가 요구된다.

발전소, 발전공단 등과의 파트너십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태양광발전으로 얻은 전력을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등의 형태로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소에 판매를 해야 한다.

발전소는 환경오염에 대한 반대급부인 환경분담금 개념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사야하는 만큼 REC를 구매해야 한다. 결국 새만금 사업 기업들과 발전공단은 사업안정화를 위해 지분참여 등의 방식을 통해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 미래 재생에너지 선포식에 참석하는 등 사업 개발에 급진전이 이뤄질 것 같았지만, 이후 아무런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얽고 얽힌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태양광발전 관계자는 “새만금 태양광발전 사업은 규모가 큰 만큼 한 기업에 몰아주기 특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지역 기업 혜택과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기업에 대한 문턱을 높일 상황이 아니다. 중국만 해도 국내보다 기술력이 높고, 중국시장에 대한 잠재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 지역 경제에 중국 기업이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검토해 봐야 한다”며 “태양광 인버터를 만드는 LS산전이 중국에 OEM 생산을 하고 있는데 그냥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게 오히려 15% 정도 저렴하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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