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덕' 고용지표 소폭 개선…제조업·40대엔 냉기
'노인일자리 덕' 고용지표 소폭 개선…제조업·40대엔 냉기
  • 편집국
  • 승인 2019.04.10 15:29
  • 수정 2019.04.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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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실업률 10.8%로 하락, 체감실업률은 25.1%로 상승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적자국채 발행 최소화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적자국채 발행 최소화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업자 증가 폭이 2개월째 20만명을 웃돌고 전체 고용률이 3월 기준 최고치를 보이면서 고용지표에 온기가 돌고 있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반면에 주력산업인 제조업 일자리는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한국 경제의 허리 계층인 40대 고용률도 1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그늘도 여전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1%로 2015년 작성 개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경제전문가들은 고용률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일자리 증가세가 정부 일자리사업이 집중된 업종을 위주로 60세 이상에 집중되고 있어 전체적 생산성 향상에는 제한이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이상 고용률이 60.4%로, 같은 달 기준 1982년 7월 월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2월 26만3000명에 이어 3월 25만명으로 2개월째 20만명대를 나타냈다. 두 달 연속 20만명을 넘은 것은 1년 만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작년 2월 10만명대로 내려앉은 후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바닥을 찍고는 지난 2월 20만명대를 회복했다.

특히 3월에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34만6000명 늘어나면서 2월(39만700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고점을 기록했다.

통계청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따른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규모는 최대 10만명"이라며 "3월까지 10만명이 모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 등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1분기 이내에 노인 53만5000명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앞당겨 공급하는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 일자리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2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3000명), 농림어업(7만9000명) 등에서 집중적으로 일자리가 늘었다.

상용 근로자가 42만3000명 늘어 13개월 만에 40만명대 이상의 증가세를 회복한 것도 긍정적 신호로 꼽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용근로자 숫자가 13개월 만에 40만명대 이상 간 것도 유의미한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청년고용이 개선되고 고용보험 피보호자 증가세가 확대된 측면을 보면, 고용의 질도 조금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와 주력산업인 제조업 일자리에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10만8000개 감소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관련 제조업 부진 영향이 컸다.

40대 고용률은 78%로 0.6%포인트 떨어지면서 2018년 2월 이후 14개월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8년 12월∼2010년 2월 15개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내리막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8%로 0.8%포인트 낮아졌지만,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5.1%로 1.1%포인트 올랐다. 2015년 작성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 접수가 3월에서 4월로 늦춰진 데 따른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응시자는 이번 달에는 실업자로 반영이 안 됐지만, 잠재구직자로 남아 고용보조지표는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40대와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이 좋지 않은 것은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우려했다.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지표는 끌어올렸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닐뿐더러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는 생산성이 좋은 일자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률이 오르는 등 지표가 좋아진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도 "경제 전체를 놓고 볼 때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을 통한 일자리 증가가 아닌 재정 지출을 통한 일자리 떠받히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아지면서 고용이 증가하는 것은 좋은 상황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지난해 고용이 워낙 안 좋았기에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한국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이 좋지 않은 것은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영향"이라며 "경기 불황 속에서 노인 일자리 등 재정 지출로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용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고용지표 개선이) 미세한 작은 진전이라고 할 수는 있더라도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30∼40대 고용과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다소 완화됐지만 이어지고 있어 수출둔화 여건을 감안하면 고용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면서 "민간에서 30∼40대를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대해서는 각별한 정책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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