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미가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새로운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으나 결과를 낙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원한다면 미국을 설득할만한 북한 비핵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측에서는 ‘굿 이너프 딜’을 반기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일관적인 전략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최소한의 제재완화 조건은 모든 핵 시설 목록 공개, 사찰 권한, 추가 핵 물질 생산 금지 등이며 문 대통령이 북한을 설득해 주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관철하기 위해 한미공조를 강화, 중재자 무게추를 이동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 요구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다른 접근법도 열려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혼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확고히 하고 대북 전략을 일치시킴으로써 양국이 서로의 정책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이 진중하다’는 믿음을 줄 수는 있었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 이상으로 뭔가를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측이 대북제재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완전하고 검증된 한반도 비핵화, 더 큰 평화, 재래식 위협 감소, 북한 주민들의 밝은 미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전례없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유엔에서 국제적 연대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에서 대북제재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 설득은 힘겨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북제재 완화를 진행하더라도 조건을 까다롭게 달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월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만한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며 ”제재 완화 이후에도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굿 이너프 딜’과 관련해 “중요한 포인트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최종 상태에 한미가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 필요성에 대해서도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두 정상 간에 이런 것에 대해서 심도 있게 대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072vs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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