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양호 회장, 방산업계에 뚜렷한 족적 남겨
故조양호 회장, 방산업계에 뚜렷한 족적 남겨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4.11 10:55
  • 수정 2019.04.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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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 14년간 무보수로 맡아
재임기간 동안 방산업계 뚜렷한 성장 및 정책 개선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임시이사회 당시 조양호 회장의 모습 [사진=한진그룹]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임시이사회 당시 조양호 회장의 모습 [사진=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가 국내 방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04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을 맡아 2018년 3월까지 14년간 한국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왔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을 맡으며 방위산업 업계의 애로사항을 잘 이해했던 조 회장은 2004년 당시 4조6440억원이었던 방위산업 매출을 2016년 기준 14조8163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시켰다.

실제 살아 생전 조 회장의 방산업계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조 회장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을 오랜 기간 맡으면서 보수를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룹 측근들에 따르면 국가에 대한 소명의식이 분명했다.

조 회장은 기업 오너 중 드물게 현역 전역했다. 1970년 미국 유학 중 귀국해 군에 입대 후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제 7사단 수색중대에서 복무했다. 또 베트남에도 파병돼 11개월 동안 퀴논에서 근무했으며, 1973년 7월 만기 전역까지 수색중대에서 군 복무 후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조 회장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당연직 이사로서 방위산업이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방산보국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사회에 주지시키고 직원들에게 각인시켰다. 또한 국방 관련 주요 기술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필두로 한 방위산업의 다각적 발전을 위한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 방산업계 정책 개선에 집중…글로벌 트렌드 강조

조양호 회장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을 지내면서 방산 업체들의 정책 개선에 집중했다.

조 회장은 방산 업체는 군에 우수한 무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방산 업체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정책 개선 업무에 관심을 가졌다.

조 회장은 이의 일환으로 방위사업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주요 중소 방산 업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속성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조 회장이 추진한 방산 보증 지원 확대는 방산 업계에 큰 기여를 했다. 방산 산업 특성상 자금력이 취약하고 보증이 어려운 업체들에게, 보증기금 운영을 통해 고액 보증료를 지원하고 재정적 부담을 덜어줬다.

이는 방위산업 수행에 필요한 보증서 발급 편의성을 증대해 방산물자 및 군수품 등의 안정적 조달 기반을 확보하는 등 국내 방위산업의 기반 확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양호 회장은 정책 개선과 함께 방산업계의 글로벌 트렌드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를 통해 국제 방산협력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쉽사리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방산시장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공동연구개발 추진 및 연구개발 기준 상향 등을 통해 국내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특히 ‘방위사업총서’를 만든 것은 조양호 회장이 방산 업계에 남긴 치적 중 하나다. 방산 관련 8개 분야의 이론 및 실무를 총 망라한 이 책은 현재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 회원사에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으로서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무기 체계를 살펴보는 한편, 장병들을 위한 위문금, 체력단련 장비, 제설장비 등 군부대를 위한 다양한 후원도 했다. 국군 참전용사 자녀 장학금, 군인 자녀 학교 장학금, 지평리 전투기념관 지원, 주한미군 순직비 건립 사업 등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 7사단 전방 위문한 조양호 회장 [사진=한진그룹]
2013년 7사단 전방 위문한 조양호 회장 [사진=한진그룹]


◇ 무인기 개발 강조…방산 미래성장동력 주도

조양호 회장은 항공산업과 국방산업의 긴밀한 관계를 파악하고 미래성장동력으로 고성능 무인기 개발을 강조했다.

최근 항공기 및 IT 기술 발전 추세와 누구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은 무인기 개발에 큰 이유였다.

조 회장은 치열한 글로벌 각축전 속에서 누가 먼저 고성능 무인기 기술을 선점하고, 시장을 주도하는지가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항공산업은 물론 방산 업계도 기술력을 높이고, 안정적 생산 물량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제조 기술 역량을 무인기에 집중시키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2007년 근접감시용 무인기 개발 성공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무인기 감항인증을 획득해 사단 정찰용 무인기 개발을 완료했다.

또한 2013년 수직 이착륙은 물론 고정익처럼 고속 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 비행에 성공했으며, 유인항공기를 무인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500MD 헬리콥터의 무인화 개조사업과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하이브리드드론까지 개발 중에 있다.

최근에는 이륙중량이 5톤인 전략급 중고도무인기를 개발해 최종 시험비행 단계에 있다. 이 중고도 무인기 기술은 지금까지 선진국에서나 제작이 가능했던 것으로, 이러한 무인기 개발에 대한 조 회장의 의지는 대한항공과 방산 업계를 다양한 무인기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게 성장시켰다.

지난해 3월 조양호 회장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 사임 당시 류우식 전 상근부회장은 “방위산업을 국가발전의 미래동력으로 보고, 진취적인 발전을 위해 헌신을 다 해온 조양호 회장이 남긴 족적은 방산업계에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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