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권력 비밀주의’에 항거하는 줄리안 어산지, 그의 운명 ‘7문7답’
[WIKI 인사이드] ‘권력 비밀주의’에 항거하는 줄리안 어산지, 그의 운명 ‘7문7답’
  • 최석진 기자
  • 기사입력 2019.04.14 07:00
  • 최종수정 2019.04.18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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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절차 진단... 법률가들, 미 정부의 특별송환 규정(rule of specialty) 주목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끌려나오는 줄리안 어산지. 향후 그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 캡쳐]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끌려나오는 줄리안 어산지. 향후 그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 캡쳐]

줄리안 어산지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가?

줄리안 어산지가 7년간의 도피 생활을 끝내고 지난 11일 에콰도르 대사관을 떠났다. 그는 체포되어 영국 치안법원으로 이송되었으며,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어산지는 자신이 ‘법원의 명령에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유죄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경찰은 특히 ‘미국의 범인인도 영장 청구에 따라 체포된 것’이라고 흘려 앞으로 어산지를 미국으로 인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1. 줄리안 어산지는 누구인가?

위키리크스를 창설한 줄리안 어산지(47)는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이다. 위키리크스는 광범위한 소스로부터 흘러나온 자료들을 출판, 공표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가 전직 미군이었던 첼시 매닝이 유출한 일련의 내부 자료들을 폭로함으로써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0년 11월에 위키리크스는 이후 ‘케이블게이트(Cablegate)’라고 알려지게 되는 무더기 자료들을 폭로했다. 이 자료들은 25만 건이 넘는 외교전문(diplomatic cables)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자료들 중 일부는 <가디언> 지 등의 언론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1966년 12월과 2010년 2월 사이에 만들어진 이 외교전문들은 세계 지도자들과 관련된 외교적 분석과 주재국 및 주재국 관리들과 관련된 외교관의 평가를 포함하고 있었다.

미국 정부는 이 자료 유출과 관련, 형사적 조사에 돌입했다. 그리고 첼시 매닝은 2013년 7월 군사법정에서 ‘스파이 방지법(Espionage Act)’ 및 자료 유출과 관련된 기타 법률들에 따라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줄리안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 줄리안 어산지는 왜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숨어들었나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두 건의 각각 다른 성폭행 혐의로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스웨덴 경찰은 스톡홀름에서 어산지를 심문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어산지는 자신이 스웨덴으로 강제 송환되면, 스웨덴에서 다시 미국으로 송환될지 모른다고 염려했다. 그는 미국으로 송환되는 경우 위키리크스가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들을 폭로한 사실 때문에 기소될 것이라고 믿었다.

2010년 줄리안 어산지는 영국에서 열린 강제 송환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그에게는 보석 결정이 내려졌다. 법정 싸움 끝에 법원은 어산지가 스웨덴으로 송환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어산지는 2012년 8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그에게는 정치 망명의 권리가 주어졌었고, 체포될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2017년 5월 스웨덴 정부는 조사 권리를 포기했다. 하지만 보석 기간 중에 자취를 감춘 데에 따른 영국 경찰의 체포영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2018년 1월 이 영장이 ‘원래의 목적과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지만 영장을 무효화하는 데 실패했다.

영국과 에콰도르 정부 간의 협의에 따라 에콰도르 정부 측에서 어산지의 망명 요구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어산지의 대사관 이탈과 관련한 논평을 하면서 영국의 외무부장관 알란 던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벌어진 사건들은 양국 사이의 폭넓은 대화의 결과입니다.”

이보다 앞서 2017년 에콰도르 정부가 바뀌면서 어산지와 에콰도르 정부 사이에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었다.

#3. 미국 정부가 줄리안 어산지를 요구하는 이유는?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떠난 후, 런던 경찰청은 어산지의 체포는 보석 결정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의 송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줬다.

미국 법무부는 첼시 매닝 건과 관련해 어산지에게 내려진 기소 조치의 세부사항들을 발표했다. 즉, 어산지가 컴퓨터 해킹에 공모했기 때문에 기소될 것이라는 발표였다.

만일 어산지가 이 기소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그는 미국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된다.

에콰도르대사관이 줄리안 어산지를 감시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을 위키리크스가 공개하고 있다. [사진=가디언]
에콰도르대사관이 줄리안 어산지를 감시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을 위키리크스가 공개하고 있다. [사진=가디언]

#4.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어산지는 11일 법원에 출두해 법원의 명령에 불복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지방법원 판사는 유죄 판결의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 판사는 최종 판결 선고를 이후에 있을 형사법원(crown court)으로 연기했다. 이에 따르면 어산지는 12개월 징역형을 살 수도 있게 된다.

어산지는, 예비 청문 과정이기는 하지만, 강제송환 건과 관련해 5월 2일 ‘웨스트민스터의 치안법원(Westminster magistrates court)’에 비디오 링크 방식(prison video-link)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앞으로 중대한 강제송환 청문 과정이 진행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어산지와 변호인들은 그의 미국 송환을 놓고 자신들의 논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5. 어산지는 강제송환 결정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어산지가 거쳐야 하는 많은 법적 과정이 남아있다.

사실, 현재의 현재 상황은 정확하게 스웨덴 측의 요청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어산지는 자신을 스웨덴으로 강제 송환하는 결정에 대해 그동안 줄곧 영국과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의 대법원과 고등법원 민사부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어산지는 승인된 송환 요청을 연기한 판사의 결정에 불복해 내무부장관에 상소(上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또 승인된 그 명령을 이행하는 내무부장관의 결정에 불복해 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

한편, 어산지는 스웨덴의 송환 요청과 관련, 지난 2010년 12월 7일 런던경찰청에 출두했었으며, 영국 대법원의 심문 과정이 2012년 2월 1일과 2일에 열린 바가 있다.

#6. 줄리안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되면 늘어난 죄목으로 추가 기소될 것인가?

일반적인 절차로 보자면 강제 송환된 사람은 누구나 송환되는 나라에서는 기소되는 송환 이유에 합당한 죄목으로만 형사 소추될 수 있다.

이를 ‘특별 송환 규정(rule of specialty)’이라 한다.

‘특별 송환 규정’이란 국가 간의 송환 협정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어떤 죄목으로 송환된 사람은 그 특정한 죄목으로만 법정에 서야지 이전의 다른 송환 요건의 범법 행위를 적용받아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이다.

‘특별 송환 규정’과 관련해서는 가능하기는 하지만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예외조항들이 있다.

첫 번째는 당사자의 송환 이후 새로운 정보가 드러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경우의 추가 기소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영국 검찰의 전직 송환 담당 책임자였으며, 현재는 런던의 로펌 ‘피터스 앤 피터스’에서 일을 하고 있는 닉 바모스는 이렇게 말했다.

“추가 기소를 하려면 미국 검찰은 영국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두 번째 예외 조항은 당사자가 송환된 이후 유죄 판결을 받고 그 나라에 머물게 되는 경우 일어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송출 국가는 송환 당사자가 형기를 마치면 그에게 탈출할 시간을 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이 경과하면 송환된 나라에 남은 당사자는 누구든지 자국의 국민처럼 간주되며 다른 죄목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닉 바모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어산지의 경우에는 두 가지 예외 조항 모두 해당되지 않을 듯하다.

“미국은 최대 5년 형이 가능한 한 가지 죄목으로만 기소했습니다. 어산지는 이 판결에만 동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가벼운 형벌에 해당합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7.  스웨덴이 기소할 경우, 미국의 기소와 우선 순위는?

어산지에 대한 스웨덴의 기소 중 한 가지는 사실상 범죄 공소시효가 성립되어 2015년 기소권이 소멸되었다.

그리고 성폭행 혐의도 2017년 5월 논리적인 이유로 거둬들여졌다. 스웨덴의 검찰국장인 마리안느 니는 당시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이 사건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줄리안 어산지에게 불리한 범죄 혐의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하여 에콰도르 측으로부터 협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조사는 계속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리안느 니 검찰국장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나중에라도 어산지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게 되면 저는 그 즉시 조사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조사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스웨덴 검찰당국은 사건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왔었다. 그럴 경우 기소의 우선권이 (미국, 스웨덴 중) 어떤 죄목에 적용될지는 미지수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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