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진퇴양난’ 북미협상 속 거꾸로 흘러가는 ‘남북경협’의 시간
[포커스] ‘진퇴양난’ 북미협상 속 거꾸로 흘러가는 ‘남북경협’의 시간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4.16 07:00
  • 수정 2019.04.1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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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지원 부각
트럼프 대통령 "지금은 올바른 시기 아냐"
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추진...남북경협 논의 쉽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협상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 역시 점점 후퇴하고 있다. 경제 분야가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부각되면서 논의의 단계가 이전보다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경협으로 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편으론 하나의 중재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우리 정부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한미정상회담 당시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시기에는 큰 지지를 보낼 것이지만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가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바른 합의가 이뤄지고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남북관계의 진전은 북한의 비핵화와 따로 갈 수 없다는 ‘속도조절’ 원칙이 변함없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가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며 “솔직히 말해 제재를 매우 강화할 수도 있지만 현 수준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경협과 관련해 “우리는 현재 인도주의적인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에 식량 등 다양한 것들을 지원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과 같은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은 불가하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지원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남북경협 논의의 출발 선상이 한 단계 뒤로 후퇴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북한에서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해당 논의에 대한 진전을 거부하면서 행동 제한이 걸림에 따라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만은 더욱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드러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갖고 제가 할 소리는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간 남북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사안들의 이행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하면서 우리 정부가 외세 개입의 영향 없이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조만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대화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나 남북경협 문제가 논의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이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이에 대한 중재와 조율이 필요한 만큼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훌륭한 협력자'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한미공조를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또는 남북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을 고려하면 남북경협 문제 논의는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힘들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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