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케이뱅크, 교토삼굴(狡兎三窟) 지혜 필요할 때
[WIKI 수첩] 케이뱅크, 교토삼굴(狡兎三窟) 지혜 필요할 때
  • 이한별 기자
  • 승인 2019.04.17 18:22
  • 수정 2019.04.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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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영리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해 세 개의 굴을 판다는 뜻의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맹상군 열전'에 나온 말로 미리 위험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나라 맹상군은 식객 풍환이 미리 마련해 둔 세개의 대비책 덕에 어려운 일에 처할 때 마다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금융권에서 오로지 한 굴만 파다 사면초가에 빠진 은행이 있다.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며 KT의 대주주 적격 심사 통과만 바라본 케이뱅크가 그렇다.

금융위원회는 17일 KT가 신청한 케이뱅크은행에 대한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 심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심사 과정 중 KT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KT가 대주주로 올라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금줄에 숨통이 트이길 기대했던 케이뱅크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관련 KT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것 외에는 '플랜B'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1일로 예정됐던 유상증자 청약과 오는 25일 5920억원 규모의 주금 납입을 내달 말로 연기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KT가 참여해 케이뱅크 지분율을 34%까지 확보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현재 4775억원에서 1조7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향후 케이뱅크의 자금 확충은 기약없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케이뱅크가 이미 이달 초 올해 처음으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자본 부족에 따라 걸핏하면 일시적으로 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온 바 있다. 해당 상품 리뉴얼에 따른 판매 중단이라는 케이뱅크의 설명에도 향후 정상적인 은행 경영이 이뤄질 지 금융권의 우려가 세어나오는 이유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정부가 어떻게든 해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며 공공연히 플랜B는 없다고 금융당국에 읍소해 온 것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토끼도 생존을 위해 세 개의 굴을 파는데 이제라도 자본 확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제 살길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금융권 혁신을 이끌 '메기'로 불리며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다. 향후 뒤를 잇는 인터넷은행들에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을 사례로 남지 않길 바래 본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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