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질유 관건인 석화업계, 미국 이란 제재에 ‘덜컥’
초경질유 관건인 석화업계, 미국 이란 제재에 ‘덜컥’
  • 유경아 기자
  • 승인 2019.04.23 16:54
  • 수정 2019.04.24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석유화학업계가 미국의 이란 제재로 당황한 모습이다. 품질 대비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연간 도입 물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이란산 초경질유 수입이 막혔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한시적으로 예외 했던 한국 포함 8개국에 대한 예외 조항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발 이란 제재 이슈로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급등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2.7% 오른 배럴당 65.7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74.16달러로 전일 대비 3.04% 올랐다.

현재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고 있는 국내기업은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이다.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수입하는 곳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이다.

설상가상으로 다음달 7일부터는 문재인 정부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인하했던 유류세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다시 인상한다.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관련 업계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감축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이에 이란의 원유를 비롯한 선박과 해운, 금융기관 거래 등 모든 수출입이 작년 8월부터 제재를 재개했다.

미국은 이 때부터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기업에도 불이익을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했는데, 11월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인도, 터키 등 8개국은 대(對)이란 제재에서 예외키로 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란산 원유를 9~12월, 4개월간 수입하지 못했다.

한국 외에도 예외 조치가 연장되지 않아 당황한 주요국들도 반응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란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이란에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데, 이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주요 석유 해상 운송 통로로 전체 해상 수송량의 20%가 이 곳을 통과한다. 일각에서는 이 곳이 봉쇄되면 미국도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그간 이란산 원유와 초경질유를 들여오고 있었다. 정유업계의 경우 매년 전체 원유 수입물량 중 8~10% 수준으로 이란산 원유를 들여왔는데, 석유화학업계는 초경질유를 대량 도입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이란산 초경질유는 석유화학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납사(나프타)의 함유량이 70%를 상회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유(초경질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원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납사 함유량이 높은 이란산 초경질유를 전체 물량 중 50% 내외로 들여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산 초경질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미국 등으로 다변화했지만 가격경쟁력에서 타국산 원유는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미 미국산 원유 등으로 도입 비중을 높인 정유업계보다 초경질유를 들여오던 석유화학업체들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경질유 등 원유 도입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원유 도입선 변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이란산 원유도입비중은 2016년 10.4%에서 2017년 13.2%까지 상승했지만 이란 제재 이슈로 2018년 5.2%까지 급락했다”면서 “월간 의존도 역시 제재 이슈 부각 후 급격하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도입선 변화는 쉽게 해결할 문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경질유 가격상승은 초경질유 정제설비(CFU) 원가상승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영향은 전체 정제설비 내 CFU 의존도가 높은 순서대로 발생할 것”이라면서 “CFU 의존도는 현대오일뱅크(20%), S-OIL(10.3%), SK이노베이션(8.2%) 순으로 높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