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의 지휘봉을 잡은 소진세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교촌의 '혁신'을 위한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소진세 전(前)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선임했다.
소 신임 회장은 40여 년간 유통업에 종사한 '유통의 산증인'으로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는 창업주인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경영 혁신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권 회장은 퇴임을 밝히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권 회장은 "교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소 회장은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다.
이를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 ▲상생의 가치 발전 등을 향후 경영 방향으로 내세웠다.
소 회장은 강력한 추진력과 폭넓은 인맥, 직접 업무를 챙기는 꼼꼼함까지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교촌 관계자 또한 "소 신임 회장의 경험과 능력이 접목되어 더욱 전문성이 강화된 조직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2020년까지 교촌에프앤비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현된다면 치킨업계 최초 기업공개(IPO)다. 그러나 지난해 창업자 6촌 동생의 직원과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이슈로 IPO 추진에 리스크가 있었다. 이번에 소진세 회장을 선임하고 권 전 회장이 전문경영인 영입을 택해 물러나면서 오너리스크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촌 관계자는 "IPO는 중단됐다가 재개된 것은 아니다"라며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던 게 권 전 회장의 뜻이었고 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소 회장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을 경영 방향으로 내세운 만큼 계열사 정리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2월 기준 ▲케이앤피푸드 ▲계림물산 ▲비에이치엔바이오 ▲교촌USA ▲교촌에프앤비차이나 ▲케이씨웨이 등 총 6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6개 계열사 모두 교촌에프앤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수현에프앤비와 교촌아시아는 자본잠식, 적자 등 이유로 현재 청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케이앤피푸드, 비에이치엔바이오를 제외한 계열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앤피푸드와 비에이치엔바이오는 지난해 각각 13억7329만원, 4억1452만원의 이익을 냈으나 부채비율은 45%, 77%에 달한다.
교촌 측은 "소 회장이 이제 업무파악에 막 나서고 있는 만큼 계열사에 대한 세세한 부분은 추후에 논의될 사안"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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