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초대석] 신범철 센터장 "北, 내년 '인공위성 발사' 등 전략적 도발 고려할 것"
[WIKI 초대석] 신범철 센터장 "北, 내년 '인공위성 발사' 등 전략적 도발 고려할 것"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4.24 19:03
  • 수정 2019.04.25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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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올해 말까지' 시한 지정... '올해 말' 시한 "金위원장의 셈법"
"제재와 중ㆍ러 고려해 낮은 수준의 도발... 트럼프, 내년 대선 앞두고 부담 느낄 것"
"4.15 총선 전후 북미정상회담 열릴 수도"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사진=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사진=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연말이라는 시한이 지나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등 낮은 수준의 무력도발을 통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23일 위키리크스한국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라는 시한을 둔 것은 나름대로의 셈법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북한이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정권교체로 혼란한 시기에 도발을 감행해왔다. 제1차 핵 위기(1993년), 제2차 핵 위기(2002년 말~2003년 초), 제3차 핵 위기(2016년 말~2017년)가 발생한 시점 모두 공교롭게 한국이나 미국이 혹은 양국의 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린다.

신 센터장은 “내년으로 가면 북한은 전략적 도발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면 대북제재가 강화될 것이다. 최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데 제재까지 강화되면 북한으로서는 그만큼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신 센터장은 내년 3~4월 쯤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말에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내년 초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 3~4월쯤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한국의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한다. 내년 4.15 총선 전후에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발언을 뒤집는 메시지는 아닐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메시지를 발신할 경우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빅딜’과 ‘제재완화는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다’와 ‘빅딜을 수용하면 제재완화를 유연하게 이행할 수 있다’는 정도의 메시지로 예상된다. 이러한 (낮은 수준의) 메시지로는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본다. 새로운 메시지가 있다고 하지만 북한 측 반응은 아직 시원치 않은 것 같다”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북특사를 파견할 의향을 밝혔다. 아직 북한이 (특사를) 접수하지 않고 있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 메시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이 그 메시지를 받고 거부했을 수도 있다. 그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을 전반적으로 뒤집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북한의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 앞으로 북미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북미관계는 당분간 이대로 지속될 것이다. 북한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강(强)대강(强) ' 대치 중이다. 북미대화의 문을 열어 놨다는 점에서는 양측이 공감하고 있지만 양측이 서로 양보할 의지가 전혀 없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비핵화와 다른 것 같다. ‘조선반도 비핵화’를 관철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핵군축 협상으로 진행하길 원하는 북한의 생각이 엿보인다.

북한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미대화는 당분간 진전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했다. 당분간은 새로운 길을 가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최고지도자가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방침을 바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해당 연설에서 북미대화의 시한을 연말로 못박은 것은 연말까지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뜻이다. 연말에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내년 초에 대화분위기가 조성돼 3~4월쯤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한국의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한다. 내년 4.15 총선 전후에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은 한국과 미국 정부의 정권교체 시점에 무력도발을 해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라는 시한을 둔 것은 나름대로 셈법에 따른 것이다. 내년 미국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북한이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도, 핵실험도 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외교정책이 성공이라고 말해왔다. 

전통적으로 북한 문제는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되지 못했다. 또 현 단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북한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든 것 같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이든 장거리 미사일이든 발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를 과시할 수 없다. 오히려 민주당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이 경우 북핵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로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입장을 양보할지, 다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시작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미국도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은 자국이 북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경제상황은 대북제재로 인해 악화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무력도발을 한다면 그 수준은 어느 정도가 될지가 궁금한데...

“내년으로 가면 북한은 전략적 도발을 고려할 것이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국의 경제지원이 없는 상화에서 대북제재까지 강화되면 북한은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다. 

북한에게 남은 선택지는 ‘인공위성 발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을 금지하고 있어 이 역시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강경하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북한에게도 ‘평화적 우주이용권’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은 인공위성을 발사하며 미국을 자극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의제 조율 문제로 방미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대화가 아주 잘 됐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별 성과가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양자외교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미국의 속뜻을 파악했어야 했다.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지 두 달도 안 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시간, 즉 단독 정상회담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했던 것 같다. 우리가 이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영부인을 대동할 필요는 없었다. 실질적인 논의에 집중했어야 했다. 정상회담 시간도 좀 더 확보했어야 했다. 정말 두 시간 밖에 시간을 낼 수 없었다면 오찬 회담은 생략하고 실질적인 회담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기존 정상회담의 틀을 유지하면서 의전적인 배려까지 챙기다보니 현실적인 논의는 하지 못하고 2분짜리 단독 정상회담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만일 이러한 미국의 의도를 읽었다면, 차라리 방미 전 브리핑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배경을 우리가 공유하기 위해 간다’는 정도의 메시지만 냈으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마치 큰 성과가 있을 것처럼 얘기했는데 성과가 없으니 역풍이 부는 것이다"

▷ 한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원인이 문 대통령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아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만...

“3월 29일 강경화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략과 우리의 신(新)남방정책의 협력방안을 모색하자’고 했다. 당시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본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이 정상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는지는 별개다. 사실상 주고받기에 있어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아서 미국도 우리가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북한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며, 또 김 위원장이 북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중국과는 정상회담을 이미 4번이나 했으니 할 만큼 했다. 올해 초에도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이 새롭게 해줄 것은 없다. 북한도 그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노이회담에서 성과가 있었다면 새로운 협력을 논할 거리가 있었겠지만 하노이회담은 실패로 끝났다.

북한은 중국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러시아를 택함으로써 나름대로의 ‘외교다변화 정책’을 보여준 것이다.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고 본다.

북러 관계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크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단계적인 제재 완화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만 해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협력이나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인 발표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북ㆍ러 정상회담이 향후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모아지는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미국은 그러한 북한의 행동이 결국 비핵화를 하지 않기 위한 ‘버티기 전술’이라고 인식하지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 한다. 북러 간 협력은 북한이 미국에 더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는 데 일부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상황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그렇게 크게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러시아의 대북 지지 의사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어느 정도 인도적 지원만 한다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나 정상회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다”

▷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제1~3차 남북정상회담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시는지, 또한 앞으로 열리게 될 제4차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우리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초기에는 의미가 컸다. 정상회담 자체는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의 연결고리가 없을 때 우리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로 견인했다. 3차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 정상회담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북한의 비핵화 개념과 로드맵이다. 북한이 단계적인 비핵화를 얘기할 때 비핵화 최종 상태(end state)가 무엇이며 어떤 단계를 통해 최종 상태까지 갈지 확인했어야 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너무 큰 신뢰를 준 나머지 이 부분을 놓쳤다. 이 때문에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 북한 비핵화 개념 확인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부실한 협상이 진행되도록 방치했다. 느리게 진행되더라도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짚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미국이라는 벽에 부딪혀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4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우리 정부의 좋은 의지를 알리면서, △로드맵과 비핵화 개념을 북한이 밝히게 해 북미간 접점을 찾고, △그 이행과정에서 북한의 이익도 보장될 수 있도록 우리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은데...

“‘비핵화’를 한다는 것은 사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 북한이 ‘북한의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겠지만 내용 자체는 북한의 비핵화다.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비핵화 개념을 북한이 받아들이겠다고 할 때까지 우리는 한 발 물러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불안전한 비핵화를 조장할 수도 있다.

6자회담에서 나온 9.19 공동성명 대로만 하면 된다.

9.19 공동성명은‘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전제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의무를 설정했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할 것을 공약한다’고 명시했다.

바로 이것이 비핵화의 최종 상태(end state)다.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라고 하고 있지만 북한의 의무를 명시하면 된다. 

여기서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 검증을 목표로 북한이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는 것이 비핵화의 핵심적인 개념이다“
 
▷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한데...

“사전 신고와 검증을 한다면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북한이 숨기려고 하면 모두 알아낼 수는 없긴 하다. 

그렇지만 북한이 농축우라늄 시설을 공개하게 하고 원심분리기에 남아 있는 화학물질을 분석하면 얼마나 가동했는지, 또 고농축 우라늄이 얼마나 있는지 나온다. 북한이 이것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검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 신고하는 핵리스트를 기준으로 미국이 추적하면 된다. 일단 북한의 신고가 중요하다. 미국도 나름의 정보를 갖고 있다. 북한이 그 정보를 제공하면 두 정보를 비교하고 교차검증하면 북한이 제대로 신고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의 신고내용이 미국의 추정치와 같거나 많다면 북한의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 

이미 메커니즘은 다 있는데 북한이 회피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 3차 북핵 협상 국면은 어떻게 다르다고 평가하시는지, 또한 ‘스냅백’을 북미 합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탑다운방식과 북한의 핵능력이 다르다. 과거 북핵협상은 실무진에서 협상해서 윗선으로 올리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정상간의 만남에서 신뢰를 쌓아서 푸는 방식인데 일단은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이 핵을 내려놓지 않으면서 얼렁뚱땅 넘어가고자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시도를 무산시켰다. 따라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충분한 실무진 간의 논의를 요구할 것이고,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확인한 후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본다.

스냅백은 당연히 필요하다.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가 복원돼야 하므로 당연히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스냅백의 메커니즘이다. 북한의 합의 위반 여부를 미국이 판단하게 북한이 둘 것인가,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시킬 것인가 등 문제가 복잡하다. 북한은 합의 위반에 대한 의사결정을 미국이 혼자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란핵합의(JCPOA)에서 스냅백이 쉽게 합의될 수 있었던 이유는 8개 당사국에서 5대 3구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즉, 미국ㆍ영국ㆍ중국ㆍ프랑스ㆍ나토ㆍ독일 5개국과 중국ㆍ러시아ㆍ이란 이렇게 3개국으로 나뉜다. 영국, 중국, 프랑스, 나토, 독일이 미국 편을 들면 5대 3이 되므로 위반이 있으면 당연히 스냅백이 적용된다. 거부권도 없다. 

그런데 북한과의 스냅백은 구체화하기가 어렵다. 남북미 3자가 참여할지, 북미 양자가 참여할지, 유엔이 참여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안보리 이사국의 비토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란핵합의처럼 다자합의라면 스냅백에 다자가 참여할 수 있지만 북미간 일대일 합의는 다르다. 유엔에 거부권 없이 결정하게 한다면 미국은 수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렵다. 북한이 스냅백 얘기를 꺼냈다고 다들 너무 안이하게 스냅백에 대해 말하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쉽지 않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전작권 전환에 반대하진 않는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돼서 위험이 해소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전작권 전환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안보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천천히 간다고 손해볼 것은 우리 자존심 밖에 없다. 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역량도 부족한데 전작권만을 가져오면 위기상황에서 발생할 피해는 더욱 클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능력을 제고하고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잘 고려해 추진해야 하며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전작권을 전환받는 대통령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국가 차원에서 안보가 약화된다면 좋은 일이 아니다. 북핵 문제가 풀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 역량이 어느 정도 구축한 이후에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 군사력의 하드웨어 측면은 강해지고 있지만 소프트웨어까지 정착되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충남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 무력사용과 무력분쟁을 주제로 국제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을 역임하고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외교부 정책기획관, 국립외교원 교수 등을 지냈다. 그 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2013)” 및 “International Law and the Use of Force(2008)” 등의 저술에 참여했고,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학술지와 정책지에 기고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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