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목적은? 대내외적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북한의 카드 주목
金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목적은? 대내외적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북한의 카드 주목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4.25 01:59
  • 수정 2019.04.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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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 체류.. 대북 식량원조 공조
北의 '버티기 전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일러스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일러스트=연합뉴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첫 정상회담 상대로 낙점했다. 제재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의 체류와 식량지원 등일 것으로 분석된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은 기약할 수 없고 대북제재는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진퇴양난에 처했다.

북한은 지난해 병진노선을 버리고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노선을 선택했지만, 대북제재 하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제재가 완화돼 민생경제가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던 북한 주민들이 하노이회담 결렬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는 하노이회담이 결렬돼 낙담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의 체류를 허용하고 에너지나 식량원조를 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경제적으로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협력이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인 발표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아산플래넘 2019’에 패널로 참석해 “북한은 6월까지는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식량원조를 지지해온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극동 지역의 노동자들은 2~3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유엔 제재로 인해 이들을 내쫓아 보내는 것은 양 국가에 손해”라며 “북한 인민들은 시베리아에서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노동력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국면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주고받기’는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교역규모는 2017년 6천만 달러 규모에서 2018년 3천4백만 규모로 크게 감소했다. 또한, 북러 교역규모는 북중 교역규모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을 북한 문제에 개입시키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떠나지 않게 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북한은 실질적인 위협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도발적인 행동이나 언행을 통해 계속해서 미국의 주의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센터장은 “미국은 그러한 북한의 행동이 결국 비핵화를 하지 않기 위한 ‘버티기 전술’이라고 인식하지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대북 지지 의사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어느 정도의 인도적 지원을 한다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나 정상회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러정상회담을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7~18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러시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시아태평양 외무차관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는 단계적 비핵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회동에 대해 “(미·러) 각국의 대북 양자 접촉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을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한반도 주변 현 상황에 대한 상세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한반도 문제의 조속한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당사자와 협력해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러시아의 유엔 대북제재 위반사례들을 언급하며 대북제재에 계속해서 동참할 것으로 요구했고,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올해 12월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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