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처리 ‘불발’…내주 재격돌 예상
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처리 ‘불발’…내주 재격돌 예상
  • 이경아 기자
  • 승인 2019.04.27 03:36
  • 수정 2019.04.27 0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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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전체회의서 상정만 한 채 처리 못해
바른미래 회의 불참, 의결정족수 원천 미달로 산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문체위 회의실로 사개특위 장소를 변경한 이상민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문체위 회의실로 사개특위 장소를 변경한 이상민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법 개혁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여야가 이틀째 밤샘 대치를 이어간 26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여야가 합의한 법안 지정 시한(25일)이 지났지만 패스트트랙 일정에는 다소 여유가 있어 내주에는 더욱 격하게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사개법개혁특별위원회는 전날(26일) 오후 9시를 넘긴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설수사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할 예정이었지만 상정만 한 채 처리를 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이 회의장을 막아 처리를 위한 의원정족수 과반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위는 1시간 만에 산회해야 했다. 

패스트트랙에 올라서는 법안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 등 3건 이다. 

앞서 민주당이 전날 오후 8시 사개특위 전체회의 개회를 예고하자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특위를 온몸으로 막아서면서 진입이 불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회의장 앞에서도 야당 측이 회의장 입구를 점거하면서 특위를 개최하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사개특위위원자인 이상민 의원은 결국 전날 오후 9시 30분 경 국회 본청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회의를 열었다. 회의 시작부터 한국당 의원 7명은 패스트트랙 안건 상정에 반발하면서도 회의에 참석해 항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의결정족수에 미달하자 이상민 위원장은 산회를 선언했다. 

특위에는 민주당 의원 8명 전원이 참석했고,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사보임 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불참했고, 임재훈 의원이 참석했다.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반대하는 한국당 소속 7명 의원도 회의 직전에 자리를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참석은 의사 진행 발언을 위한 참석이었다. 

어렵사리 열린 사개특위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의 사보임이 위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법 제48조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위원 사보임은 위법”이라며 “채이배 의원과 임재훈 의원은 사개특위 위원으로 자격이 없고, 위원 구성이 위법이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보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사보임절차와 관련해 의장이 정상적으로 결재했고, 그동안 국회의 관행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보임이 임시회 중에 생겼느냐”며 “사보임 문제는 전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임재훈 의원의 자격에 대해 허가권자는 의장”이라며 “이 사안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의장이 제대로 국회법 제48조 6항을 검토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임 의원 사보임을 둘러싼 유무형 자격은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라”며 “저는 의장으로부터 허락 받은 사항이라 이를 존중하고 따를 책무가 있다”고 응수했다. 

특위 소속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회의장에 진입하려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 입구에 누워 ‘독재타도’, ‘문재인 독재자’를 연호하며 입장을 저지해 집으로 돌아간다”고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25일 오후 8시로 사개특위 개최 공고 직후 한국당은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들을 소집하고 특별위원회 점거에 나서는 등 전운이 최고조에 달했다. 전날부터 신경전을 벌였던 민주당과 한국당 진영은 날카롭게 대치했다.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국회 220호 앞에서 농성 '예행연습'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국회 220호 앞에서 농성 '예행연습'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양측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한 취재 기자는 전쟁과 같은 국회 상황을 지켜봤다. 국회 본청 220호 앞을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은 "정의는 이긴다“ ”헌법수호“ ”원천 무효" 및 “독재타도”라 외치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많은 취재원들과 한국당 보좌진들 사이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나타났다. 이 과정 중 한 기자가 인파에 휩쓸려 부상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홍 민주당 원내대표는 참담한 표정으로 누워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을 쳐다봤다. 

이에 굴하지 않고 한국당 의원들은 규탄 구호를 이어나갔다. 특히 “문재인 독재자”를 반복해 재창하기도 했고 애국가를 부르는 등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개회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국회 본청 445호 앞도 이미 한국당 의원들이 '헌법수호'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심상정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3당 정개특위 위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미 전체회의가 시작되기 20분전부터 농성 회의를 시작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의원들과 보좌진들을 소집하면서 “어제 방식으로 서세요. 의원들은 앞으로, 보좌진들은 뒤로 서세요”라며 규탄 대형을 잡았다. 

그러나 한국당의 강한 봉쇄에도 불구하고 사개특위 회의는 507호인 문화체육관광위 회의실에서 결국 개최됐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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