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따른 ‘무력시위’에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 뒤집히나
北 잇따른 ‘무력시위’에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 뒤집히나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5.10 07:26
  • 수정 2019.05.1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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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9일 오후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 발사
트럼프 "아무도 그것에 행복하지 않아...심각히 주시"
강경화,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에 "상황 바뀐 것 같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잇따라 발사하면서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한미가 대북 식량 지원으로 다시 대화 국면을 조성해 보려는 시점에서 무력시위가 벌어짐에 따라 ‘인도적 지원’ 카드의 향방 역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특히 그간 북한의 어떠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대북 식량 지원에 긍정적이었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2차 발사체에 대해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었다”며 “아무도 그것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9일 오후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지난 4일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5일 만의 2차 발사였다.

북한의 2차 발사 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1차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의 반응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1차 발사에 대해 “고약한 일일 수는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다.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달라진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분위기는 대북 인도적 지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 당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지지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발사체를 다시 발사함에 따라 식량 지원에 대한 한미 간의 전략이 다소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발사에 대해 강력 비판하며 우려를 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우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 역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를 했다”며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가 이처럼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대북 식량 지원’ 카드가 추진될지는 다소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 동포들의 심각한 기아 상태를 외면할 수 없고 동포애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2차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아 재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와 관련 앞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만찬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발사가 인도적 지원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고 답했다.

대북 식량 지원이 한참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발사체가 발사됨에 따라 인도적 지원 카드의 효과가 북미 대화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 국면에 대한 불만도 있고 무엇보다 식량지원 같은 것으로 자신들을 유인하거나 변화를 기대하지 마라는 것이라고 본다”며 “자신들은 양보하거나 굴복하지 않으니 본질적으로 셈법을 바꾸어서 오라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국내와 미국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안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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