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바뀐 여야 4당, ‘국회 정상화’ 열매 맺나
꽃이 바뀐 여야 4당, ‘국회 정상화’ 열매 맺나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5.14 07:22
  • 수정 2019.05.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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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원내내표 및 지도부 교체, 새 변수로 등장
재해추경, 총선 앞두고 ‘국회 정상화’ 명분 제공할까
국회의사당[사진=연합뉴스TV]
국회의사당[사진=연합뉴스TV]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으로 꽁꽁 얼어붙은 여야 대치 정국이 여야 4당 원내 지도부 교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원내 지도부 교체를 마무리한 데 이어 민주평화당이 1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바른미래당은 15일, 정의당은 윤소하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평화당과 미래당의 신임 원내대표,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해빙모드, 재해 추가경정예산(재해추경)을 명분으로 한 국회 정상화라는 네 변수의 역학관계에 따라 대치 정국의 향배가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평화당과 미래당이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대치를 심화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선출된, 그리고 앞으로 선출될 양당의 신임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지난 30일 새벽 간신히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법 개정안과 사법개혁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유성엽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유성엽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선출된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이날 ‘의원 정수 확대’ 주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함에 따라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원 세비는 동결해도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런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최대한 각 당 합의를 끌어내 의석수를 316석이나 317석으로 늘려 지역구 의석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당은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원을 28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을 28석을 늘리는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의원 전원이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구성된 평화당은 개정안에 따라 호남 지역에서 약 7석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의원정수 확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평화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면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도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고 법안 통과가 무산된다. 현시점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5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식 의원과 오신환 의원 중 누가 새 원내대표가 되든 사법개혁안은 위태로울 전망이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 사태’의 ‘사임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은 물론, 김성식 의원까지 김관영 현 원내대표가 단행한 사개특위 사보임 조치를 원상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식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정치혁신, 국정 혁신의 가시밭길을 선택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민주적으로 원내를 운영하고, 그 상징적인 조치로써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을 원상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물론 가장 큰 관건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해빙모드에 따른 협치 가능성, 그리고 총선을 약 1년 앞둔 시점에서의 민생 표심이다. 

민주당은 8일 이인영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고, 12일 원내부대표 9명을 추가 발표해 새 원내대표단 인선을 마무리했다. 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상견례 자리에서 친분을 과시하며 덕담을 나눴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와 역지사지도 해보고 ‘케미’도 맞춰보려고 민주당 색깔로 옷을 입었다”,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겠다", “(나 원내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의 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기대도 크고 응원도 늘 많이 했다”고 화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12일 저녁 나 원내대표와 비공개로 회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의 전임인 홍영표 원내대표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다. 

협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산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그날 상견례에서도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패스트트랙'에 태운 두 가지 제도에 대해서도 어떤 게 국민을 위한 건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 많이 있지만, 방법론도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경북 영천시 대창면 구지리 한 과수농가에서 일손을 돕기 위해 모자를 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경북 영천시 대창면 구지리 한 과수농가에서 일손을 돕기 위해 모자를 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로 전향한 나 원내대표와 달리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여전히 강경하다.

황 대표는 13일 경북 구미 낙동강 구미보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일대일 단독회담을 거듭 촉구하며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 5당 회동 후 황 대표와의 단독회담’을 비판했다.

그는 "무조건 여야 대표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 당만 단독회담을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당과도 단독회담을 하면 밀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게 하지 않고 국정을 일방적으로 이끌겠다고 하는 발상부터 독선이고 오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순회 ‘민생투쟁 대장정’ 중인 한국당이 촌각을 다투는 ‘재해 추경’ 처리를 외면한 채 ‘민생 투쟁’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는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그전에 추경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민생 추경’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 하에 내년 총선 결과도 낙관하기 힘들다.

특히 한국당 이양수 의원이 주도적으로 발의한 강원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시행하려면 재원이 필요한 만큼 추경 논의를 피할 수 없다. 추경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결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면 추경 처리는 1개월 이상 더 지체된다.

강원 산불과 포항 지진 등 재해로 5월 안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계속 장외투쟁을 고집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잃게 된다. 나 원내대표도 이러한 ‘민생 표심’을 의식한 듯 13일 강원도 산불 피해 간담회에서 “추경 심사 과정에서 실질적인 재해복구보상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재해 추경’은 한국당을 비롯한 여야5당이 국회 정상화를 해야 할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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