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밀림 파괴와 질병 때문에 ‘기능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코알라
[WIKI 프리즘] 밀림 파괴와 질병 때문에 ‘기능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코알라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5.15 07:35
  • 수정 2019.05.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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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가 밀림 파괴와 질병 때문에 기능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상태다. [사진=ATI]
코알라가 밀림 파괴와 질병 때문에 기능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상태다. [사진=ATI]

인류 환경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도 아니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코알라 기금(AKF)’이 오스트레일리아 코알라의 숫자가 이제 불과 8만 마리도 안 된다는 공표함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코알라는 멸종 위기에 놓은 가장 최근의 동물 종(種)이 됐다. AKF는 코알라 종을 ‘기능적으로 멸종(functionally extinct)’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 ‘기능적으로 멸종’이라는 말은 더 이상 종의 생존이 불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AKF의 이 같은 선언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의 다음 총리는 ‘코알라 보호법(Koala Protection Act)’을 통과시키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금명간 실시될 오스트레일리아의 연방선거에서는 야당 후보 빌 쇼튼이 차기 총리로 당선될 공산이 크다.

“저는 31년 동안 13명의 장관들과 일을 해왔는데 어느 누구도 코알라에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AKF의 데보라 타바트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수수방관해온 사람들로부터 수없는 핑계를 들어야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코알라 보호법’을 제정하고 우리의 코알라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켜야할 시기입니다.”

미국의 공영방송 <PBS>에 따르면 코알라 종에 대해 ‘기능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코알라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 더 이상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3000만년 동안 지구상에 존재해온 코알라는 그동안 유칼립투스 숲이 건강하게 자라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나무 꼭대기에서 이파리를 따먹고 배설을 함으로써 숲의 토양이 비옥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생존해있는 코알라의 숫자들이 얼마 되지 않음으로 인해 이들의 행위는 유칼립투스 숲의 생태계에 의미 있는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

‘기능적으로 멸종’이라는 딱지가 붙은 두 번째는 이유는 코알라 개체수의 눈에 띄는 감소 비율이 증가 비율을 현저하게 앞질러 더 이상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코알라 개체수 증가에 위협이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서식지이다. 다시 말해 유칼립투스 숲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감소하는 서식지와 원활한 번식을 유지할 수 없는 부족한 개체수가 결합해 마침내는 멸종에 이르고 말 것이라는 우울한 추측을 낳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적으로 멸종’이 나타내는 바는 낮은 유전적 다양성과 근친교배의 결과 발생한 개체수 부족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한 종(種)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높은 단계의 유전적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종은 병원체나 기후 변환의 결과에 영향을 받아 손쉽게 멸종에 이를 수 있다. 어떤 종이 높은 단계의 (유전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 그들 중 일부가 살아남아 번식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멸종 위기에 직면한 코알라. [ATI]
멸종 위기에 직면한 코알라. [ATI]

코알라는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밀림이 유일한 원산지이며, 네 개 주(州)에 걸쳐 도시 및 시골에서 서식하고 있다. 40만 제곱마일에 이르는 코알라의 어마어마하게 넓은 서식지와 이 동물의 반사회적인 습성 때문에 연구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 그 개체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2016년 15명의 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코알라의 생태지역적(bioregional) 개체수 크기 및 크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4단계 구조 질의 패턴’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코알라의 총 개체수를 약 32만9,000마리로 파악했으며, 이 숫자는 앞으로 3세대가 지나면 24%까지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가장 놀라운 감소 속도를 보여주는 곳은, 3세대가 흘러가지 전에 반 이상의 개채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퀸즐랜드 주이다.

코알라는 그동안도 매우 민감한 종이었으며, 거의 멸종 상태에 이른 적도 있었다. AKF 측에 따르면 1890년과 1927년 사이에 800만 마리의 코알라들이 모피 때문에 살해당하거나 런던으로 보내졌다. 10년 뒤 코알라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지만 서식지는 방치된 채 남아있었다.

유럽에서 건너온 클라미디아 같은 질병이 코알라를 위협해온 만큼이나 밀림의 파괴도 줄기차게 이 동물을 괴롭혀왔다. 일부 서식지의 개체들은 이 질병에 100% 감염률을 보이고 있는데, 그 결과 눈이 멀고, 불임이 되고,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다. 나아가 자동차 사고와 개에 물려 죽는 코알라의 숫자도 해마다 4,000마리에 이르고 있다고 AKF 측은 밝히고 있다.

“저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민들이 코알라의 안전을 염려하며 로드킬 당한 코알라들을 지켜보는 데 이골이 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AKF의 데보라 타바트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정부가 코알라를 존중하고, 그들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나서야할 차례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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