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탄도미사일, 탄도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해...‘홍길동 나라’ 됐다”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
“北탄도미사일, 탄도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해...‘홍길동 나라’ 됐다”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5.16 10:16
  • 수정 2019.05.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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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사체’ 표현 쓰면서 애써 ‘탄도미사일’ 피해"
"北미사일 발사...안보리 결의 확실하게 위배한 것"
"'이스칸데르' 北 제공됐다면 한국 방어체계 무력화"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제일빌딩 3층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출구 없는 대북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듯 지금 한국 정부와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탄도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제일빌딩 3층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출구 없는 대북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이같이 비판했다.

김 연구원장은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해 남북한과 미국이 제각각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외견상 당당했고, 한국은 구차해 보였으며, 미국은 인내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장은 “정부는 안보리결의 위반 소지가 있지만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과 함께 대북 식량지원 용의를 표방했고, 군은 ‘발사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애써 ‘탄도미사일’이라는 표현을 피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장은 이어 “경제추락과 함께 지지도가 하락하는 상태에서 2020년 총선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계속 살려둬야 할 국내정치적 이유들이 많다”며 “북한 도발이 제재국면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서는 “북한은 정상적인 타격훈련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 허풍에 가까운 것으로서 초조함의 표현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장은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강공, 굴복, 현상유지 등 세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기로로 내몰린 상태”라며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현상유지를 기반으로 하는 강공 프레스코”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장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고 대화의 창을 열어 두었으니 협상테이블로 나오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강력한 제재는 그대로다. 북한 화물선을 압류하고 대륙간탄도탄을 시험 발사하는 등 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대북제재 효과를 확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을 확고히 한 상태에서 북한의 빅딜 수용 여부를 좀 더 지켜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장은 이처럼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배경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진실들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합참의 표현과 무관하게 북한 미사일 발사가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와 남북한 합의들을 위배한다는 점 ▲북한이 선보인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한국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신무기일 수 있다는 점 ▲한국 정부가 보여준 나약하고 모호한 대응이 왜소화·고립화·주변부화되고 있는 한국 외교·안보의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점을 정확히 짚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연구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할 소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안보리결의 ▲1874호(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는 모든 발사 금지) ▲2087호(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활동 금지) ▲2094호(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경우 안보리 개입해 상응조치 취하는 트리거(trigger) 조항 포함) ▲2397호(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탄급 도발하는 경우 안보리가 자동적으로 유류 제재 강화) 등에 대해 언급했다.

또 북한 미사일 도발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 9.19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등에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장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동일한 것인지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이스칸데르가 맞다면 한국의 안보에 지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대해 “유럽에서 불고 있는 나토(NATO)-러시아 간 신냉전 바람 속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를 돌파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한 신무기”라면서 “방어체계를 기만하기 위해 정상적인 탄도 미사일 궤적을 벗어난 ‘변칙 궤적’으로 비행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북한에 제공됐거나 북한이 러시아 기술로 자체 생산한다면 한국군의 킬체인(kill-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는 물론 미군의 사드(THAAD) 체계까지 무력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장은 “북한의 중대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고 대북 식량지원을 거론하고 있다”며 “향후 장기적 차원에서 북한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정부의 모호하고 희미한 대응이 외교적 선택의 폭을 협소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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