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 "앞으로 매년 3.6조 투자하는 일 막연하게 느껴져"
셀트리온그룹(셀트리온)이 문재인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계획에 걸맞는 바이오산업의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지만 향후 11년간 해마다 3.6조에 달하는 투자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일부 제약사들로부터 제기됐다.
17일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경우, 실제 매출이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발생하다보니 회사의 제품이 제대로 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업종이 경쟁이 심화되며 제품 가격도 계속 떨어져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세임에 따라 40조 원은 매출만으로 조달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인천광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 및 화학합성 의약품 사업 등에 총 40조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이번 투자 계획에 따라 약 11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의약품 연구·개발(R&D) 인력 2000명, 바이오·화학합성 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 인력 8000명 등 1만여 명의 직접 고용과 함께 업종 전반에 걸쳐 10만 명의 간접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로드맵의 세부내용은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 원 △충북 오창에서 화학합성 의약품 사업에 5조 원 △글로벌 헬스케어와 기타 산업의 융복합 가치를 창출하는 U-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에 10조 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것이다.
먼저 셀트리온 본사가 위치한 인천 송도에 20만ℓ(Liter, 리터) 규모의 3공장을 지은 뒤 면역 항암제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20개 이상 개발하고, 신약을 확보하는데 1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연간 바이오 원료 의약품 1500배치(100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충해 연간 1억바이알(유리병)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세계 1위 규모의 생산기지로 거듭나는데 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에도 20만ℓ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추가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국 공장은 합작법인(Joint Venture, JV)과 함께 설립해 현지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데 활용될 것”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확대된 송도 3공장, 중국 공장 신설 등으로 2030년까지 100만ℓ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화학합성 의약품 사업은 충북 오창에 있는 셀트리온제약을 주축으로 추진된다.
의약품 수명 주기를 고려해 50여 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신약 제품을 개발하는 데 4조 원을 투입하고 생산설비 확충 등에 1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 진료 등 ‘U(유비쿼터스)-헬스케어’(유비쿼터스-헬스케어) 사업에도 앞으로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천 송도를 국내 바이오 제약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포석이다. 국내외 제약사의 첨단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손잡고 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밸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각오다.
한편, 투자 조달 방안 의혹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투자 조달 방안에 대해 언급하긴 적절치 않다"며 "다만 셀트리온은 지난 몇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비전 2030'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실현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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