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국'에 무리수 두는 '손학규'?
'안철수 귀국'에 무리수 두는 '손학규'?
  • 이경아 기자
  • 승인 2019.05.20 15:59
  • 수정 2019.05.20 15: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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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공석 당직 자리 채이배·임재훈 임명
오신환, 孫 인사 강행 “날치기 통과” 반발
바른정당계 의원, 최고위 소집요청서 발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바른정당계의 퇴진 압박에 위기 의식을 느껴 당권파 출신들을 당직 자리에 임명 강행했다.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에 따른 손 대표의 무리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는 바른정당계에 맞서 공석인 주요 당직 자리에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기용해 당내에서 대표 자리에 물러서지 않으려는 태세로 해석된다. 

정책위의장은 당의 최고위 멤버 9명 중 한 명이고,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인력·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바른정당계 출신 오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안 전 대표의 귀국으로 인해 바른미래당 내에선 바른정당계 의원들로 교체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손 대표는 ‘손학규 체제’를 더욱 공고히 만들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의 인사 단행으로 총 9명이 참여하는 최고위원회의는 손 대표 측 4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 바른정당계 4명(오신환·하태경·권은희·이준석)으로 팽배한 구도로 구성됐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를 통해 "정책위의장 임명을 오늘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서 날치기 통과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당헌에는 원내기구에 정책위가 포함돼 있다"며 강한 반발을 보였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 임명은 대표의 임명권을 떠나 원내대표와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으로 이를 생략하고 임명하려는 것은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혼자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 대표를 향해 "혼자 당을 운영하려고 하지 말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당직 인선 강행에 강경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손 대표는 당헌 22조에 따라 최고위원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각각 임명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또 다른 내홍이 시작됐다.

바른정당계에 속한 이준석 최고위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의 절차가 없었음에도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인사를 한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강조하며 "여론조사 부정 의혹 등에 대해서는 긴급안건으로 상정을 요청했는데 당 대표가 거부해 정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복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서 대표의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무도하게 당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노욕에 사로잡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농단하는 손 대표는 당장 사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 대표의 인사 강행으로 바른정당계 출신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의원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소집요청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 소집요청서에는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임명철회 건’이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안철수-유승민 공동 대표’ 체제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안·유 연대'로 새로운 바른미래당을 모색하려는 바른정당계와 자신의 입지를 지키려는 손 대표와의 갈등으로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과는 다른 내홍이 재시작된 것으로 전망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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