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늘어나 자본확충 적신호…농협손보 '울상'
보험금 지급 늘어나 자본확충 적신호…농협손보 '울상'
  • 박순원 기자
  • 승인 2019.05.21 10:42
  • 수정 2019.05.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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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화재 등 재해 잇따라…"다른 보험상품으로 손실 보완할 것"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오는 2022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을 앞두고 농협손해보험의 자본 확충에 적신호가 켜졌다. 폭염·화재 등으로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87억원)보다 77% 감소했다. 저금리·저출산으로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에 최근 화재와 관련한 보험금 지급으로 손해율 상승을 앞두고 있어 농협손보의 이중고가 예상된다.

농협손보는 축산농가에 정책성 보험인 농작물 재해보험과 가축 재해보험, 농기계 종합보험, 풍수해 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 정부와 각 지자체가 보험료의 50~80%를 지원하는 정책보험이다.

하지만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7월 226만마리에 달하는 가축이 폐사한 데다, 올 초 기업형 축사 화재로 가축재해보험에서 보험금 지급규모가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고성산불 피해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증가해 이에 따른 당기순이익 급감이 불가피해졌다.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특히 농협손보는 화재보험 점유율 1위사인만큼 산불과 관련해 대규모 보험금 지급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말 농협손보의 화재보험 원수보험료(매출액)는 668억5100만원으로 10개 손보사 전체 매출 가운데 약 25%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IFRS 17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농협손보의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농협손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은 편에 속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손보의 RBC비율은 176.63%였다. 이는 MG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4번째로 낮은 수치다.

IFRS 17 자체로 보험사에 압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함께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는 보험사의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당국의 시정조치를 받게 돼 즉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강제력을 가진다.

다만 농협손보는 농업인의 이익 증진을 위해 정책보험은 계속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제도적으로 도입·운영하는 보험인만큼, 정책보험에서의 손실은 다른 보험상품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손보가 기업의 역할과 농민의 권익 보호 입장 사이에서 딜레마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농협 보험사를 순익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ssun65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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