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미국-스웨덴 “어산지 넘겨달라” 본격 줄다리기.. 어느쪽이 유리할까
[WIKI 인사이드] 미국-스웨덴 “어산지 넘겨달라” 본격 줄다리기.. 어느쪽이 유리할까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5-21 07:28:37
  • 최종수정 2019.06.1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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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에 체포되어 이송되는 줄리안 어산지. [AP=연합뉴스]
영국 경찰에 체포되어 이송되는 줄리안 어산지. [AP=연합뉴스]

‘어산지를 넘겨달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둘러싼 미국과 스웨덴의 줄다리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국제 인권단체, 언론단체를 비롯한 지식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웨덴 검찰은 최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에바 마리 페르손 스웨덴 검찰차장은 지난 19일 "법원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유력한 용의자 어산지의 체포영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페르손 차장은 또 법원이 어산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영국에 범죄인 송환 요청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미국 검찰은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미 국방부의 기밀 문건을 폭로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어산지에 대해 인도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그는 2012년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을 풀려난 직후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 간 망명생활을 했다. 이에 스웨덴 검찰은 2017년 어산지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었다.

그러나 에콰도르 대사관은 지난 달 어산지에 대한 보호 조치를 철회했고, 그는 곧바로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스웨덴 검찰은 피해 여성의 요청에 따라 수사를 재개했다.

영국 법원은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것이 2012년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이라며 지난 1일 징역 50주를 선고했다.

▶줄리안 어산지의 소유물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활용하는 미국 검찰

줄리안 어산지가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 중일 때 지녔던 소유물들은 미국 검찰의 손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관리들이, 미국 검찰이 법률 문서들이나 의료 기록들 그리고 전자 장비 등을 포함한 여러 물품들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런던을 향해 출발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는 또 UN 관리들과 어산지의 변호인단이 현장 접근을 제지당했다고도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 같은 행위는 불법 탈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당국은 어산지의 소유물들을 넘겨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해왔다. 어산지의 소유물 중에는 원고 두 건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의 편집장인 크리스틴 흐라픈손은 “에콰도르는 워싱턴의 주인들을 위해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꼭두각시놀음을 벌일 것이다. 이는 영국 시간으로 6월 14일로 예정되어있는 송환 재판 마감일에 때맞춰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송환 재판 건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을 부추겨서 상황을 개척시대 무법천지의 서부처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산지와 <위키리크스>를 지원하는 국제 법률 중재자인 발타사르 가르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에콰도르가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 활동에 쓰일 수 있는 서류들이나 정보물, 그리고 다른 자료들을 포함하는 어산지 소유물의 수색 및 탈취에 나선 점은 극히 우려되는 바다. 이 소유물들은 에콰도르 측이 자의적으로 압수함으로써 어산지의 반대 세력에게 넘어갈 공산이 크다. 즉, 그에게 정치적 박해를 가하려는 집단, 미국의 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그는 “이는 정당하게 변호를 받을 권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며, 광범위하게 저질러진 인권 남용과 부패를 폭로한 정보에 대한 침해 행위”라며 “우리는 국제 인권 보호 기구들이 이러한 박해를 반대해서 개입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스웨덴이냐? 미국이냐? 어산지에게 유리한 국가는...

영국 하원의원 70명은 지난달 “어산지를 미국이 아닌 스웨덴에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은 줄리안 어산지가 정치적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웨덴의 사법 시스템은 공정함이라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참고로 할 수 있다면,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인도될 경우 그가 유죄판결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스웨덴의 경우는 신고되는 강간 사건의 비율이 높지만, 역사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강간에 대한 광의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법 집행에 대한 평균 이상의 신뢰를 감안해도, 피해자들은 타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자주 두려움 없이 경찰에 찾아간다. 신고된 사건의 92% 정도에서 수사가 시작되는데 이는 낮은 초기 소모율(attrition rate)을 의미한다.

하지만, 스웨덴에서의 강간의 실제 유죄 판결률은 낮다.

범죄 예방을 위한 스웨덴국가위원회(Swedish National Council for Crime Prevention)의 가장 최신 자료인 2016년 데이터를 보면, 유죄 판결은 신고된 강간 사건의 12%에 불과하다.

모든 성범죄로 확대하면, 유죄판결률은 훨씬 더 낮아진다. 2017년은 약 5%였다.

한 스웨덴 여성이 2010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위키리크스 총회 후에 어산지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어산지는 성관계는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스웨덴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기소하려 한다고 진술서에 적었다. 그는 또한 문제의 여성은 강간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 주장은 그 여성의 변호사가 지난 달에 올린 트윗에 의하여 반박되는데 이 변호사는 런던에서의 어산지의 체포는 그녀와 그녀의 고객이 “2012년 이래 기다리고 원해오던 사건”이라고 묘사했다.

문제의 사건은 10년 쯤 전에 일어났다.

이 사건은 동의를 표하지 않고 이뤄진 어떠한 성관계도 강간으로 간주하는 스웨덴의 새로운 강간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법은 지난해에야 효력이 시작됐다.

또한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기소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리고 실제 스웨덴 법원은 사람을 강간 혐의로 무죄 판결을 내리는 것을 점점 꺼려한다.

그러한 판결은 2007년과 2016년 사이에 21%나 떨어졌다. 반면 신고된 강간 사건은 2008년에서 2016년 사이에 23% 증가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렇게 스웨덴 법원이 꺼려하는 이유는 원고 진술의 신뢰성에 대한 더욱 엄격한 평가를 지시한 스웨덴 대법원의 2009년 판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만약 어산지가 스웨덴으로 인도되고 강간으로 기소된다면, 재판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가정하에 그에 대한 무죄 선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어산지의 두려움과는 반대로 그러한 정치적 영향력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세계 공정성 프로젝트(World Justice Project)는 스웨덴을 법치주의 지표에서 세계 4위로 순위를 정하였으며, 정당한 법절차와 피고의 권리 부문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미국은 20위이고 영국은 12위이다.

이 모든 것으로 볼 때 만약 영국이 어산지를 인도하기만 하면 미국보다는 스웨덴으로 가게 되는 것이 그에게는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강한 증거위주 표준에 의거한 불편부당한 법원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변호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거의 확실히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 그는 감옥 독방에서가 아니라 자유인으로 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국경 없는 기자단’에 의해 언론의자유 세계 3위로 선정된 국가에서 싸우게 될 것이다. 영국의 언론의자유는 33위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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