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대장정’ 마친 황교안, 박근혜 ‘키즈’ 꼬리표 떼나
‘민생 대장정’ 마친 황교안, 박근혜 ‘키즈’ 꼬리표 떼나
  • 민 철 기자
  • 승인 2019.05.25 13:49
  • 수정 2019.05.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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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명분 둔 ‘보수결집 행보', 명실상부 대선주자 ‘자리매김’
문재인 정부 겨냥 공세 수위 높여온 黃, 보수 재결집 전략
朴 전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나 ‘정치적 독립’ 승부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영통구 광교센트럴타운 60단지 주민지원센터에서 수도권 부동산 대책 점검을 위해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영통구 광교센트럴타운 60단지 주민지원센터에서 수도권 부동산 대책 점검을 위해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간의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공수처와 선거제 개편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이정 이후인 지난 7일부터 부산 자갈치 시장을 출발해 전국을 돌며 ‘문재인 정부’ 실정 알리기에 나섰다.

무려 4000km를 넘는 거리를 확보한 황 대표는 연이어 영남과 호남, 제주 등을 찾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지층 결집과 외연확대를 위한 사실상 대선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국 투어가 신인 정치인인 황 대표의 한계성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내에서는 황 대표의 ‘민생 대장정’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실패에서부터 탈원전 에너지 정책까지 문재인 정부 정책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공세 자세를 취하면서 분명한 보수 선명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보수층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집토끼’인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또 민생 대장정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대중성 확보와 박근혜 전 대통령 ‘키즈’ 꼬리표를 떼고 독립적인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생대장정 과정에서 합장 거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불참, 군사합의 무효화 발언, ‘5.18 망언’ 지지부진한 처리 논란은 철저한 보수 결집을 위한 전략이라는 틀 속에서의 민생대장정 한계성을 노출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실한 기독교인 황 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2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법요식 내내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황 대표는 관불의식 때도 외빈 중 가장 먼저 호명됐으나 강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인사차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도 합장을 하지 않고 악수로 대신한 바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황 대표를 향해 “나만의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며 강하게 비판하자 보수 개신교계가 반박 성명을 내면서 종교계 신경전으로까지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개신교의 낙태죄 반대, 동성애 반대 입장을 같이하면서 보수 진영의 응집력을 한층 높이는 모습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년 추도식 불참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열린 노 전 대통령의 10주년 추도식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 대표 모두 나란히 참석했지만 황 대표만이 ‘민생대장정’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한국당은조경태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추도식에 보냈을 뿐이다.

황 대표는 추도식 당일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육군 3사단을 방문해 GP(감시초소) 철거현장을 점검하고 산불피해 지역인 고성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당시 황 대표는 황 대표는 불참 사유에 대해 “저는 민생 투쟁대장정 종주에 있어 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면서 “우리 사회가 통합의 큰길로 갈 수 있길 바란다”고만 했다. 

민생대장정을 통해 보수 선명성 목소리를 높여온 터에 ‘노무현 추도식’ 참석으로 그간 쌓아올린 보수 대표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흐트러진 보수 진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추도식 참석이 자칫 결집 동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황 대표는 추도식 당일 철원 최전방 GP 철거 현장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이런 정권을 믿고 잠이나 편히 잘 수 있겠는가”라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등 보수층 결집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당내 한 초선 의원은 “정치신인으로서 당내에서 (야성에 대해)우려가 많았지만 민생대장정 과정에서 우려는 거의 해소가 됐다”면서도 “차기 총선과 대선 등을 겨냥한 외연확대와 이념적 지표에 대해 숙의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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