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여신협회장…노조서 '官 출신' 반대 왜?
'무주공산' 여신협회장…노조서 '官 출신' 반대 왜?
  • 김혜리 기자
  • 승인 2019.05.28 15:07
  • 수정 2019.05.2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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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출신 후보, 업계와 상관없는 이력 가진 인사들"
"정통 관료 출신, 업권보다 정부 대변할 가능성 ↑"
[사진=김혜리 기자]
[사진=김혜리 기자]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 공모에 역대 '최다'인 10명의 후보가 지원하면서 관(官) 출신 후보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나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신금융협회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인사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1998년 설립된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96개 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등 96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협회의 재원은 회원사들의 부담으로 운영된다.

지난 24일까지 진행된 차기 회장 후보 등록공고에는 총 10명의 후보자가 지원서를 제출했다. 관 출신으로는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규연 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총 4명이 후보로 나섰다.

민간에서는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고태순 전 NH캐피탈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 정해붕·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5명이 출사표를 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을 맡은 이명식 상명대 교수도 막판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카드사는 최근 정부의 일방적인 수수료인하 정책으로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했다"며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직에 오른다면, 회장이 업계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여신협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되고 고액 연봉을 받게 되며 퇴임관료 '자리 만들어주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고, 걱정은 현실이 됐다"며 "실제로 관 출신의 이력을 보면 여가부, 조달청 등 업계와 상관없는 인사가 많다"고 꼬집었다.

노조 관계자는 "협회장 선거를 두고 노조가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나오는 카드수수료 정책을 보고 정부와 타협하기보다 먼저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노조 측은 정부와 '각'을 세우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인물로서 정통 관료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명하달식 정책이 나오기 전에, 협회 차원에서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제시했어야 한다"며 "이런 문제는 노조가 아닌 협회가 먼저 나섰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는 29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7개 카드사, 7개 캐피탈사 등 기존 이사회 이사 14명과 감사 1명까지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추위는 오는 30일 1차 회의를 열고 후보군 중 3명을 추려 쇼트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다. 2차 회의는 다음달 7일에 열린다. 쇼트리스트 대상자를 상대로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1인당 2표씩 투표로 결정한다.

회추위는 1차 회의에서 후보들이 제출한 직무수행 계획서를 검토한다. 이때 회추위는 협회의 대관 역량 강화, 핀테크에 기반을 둔 디지털화 계획뿐만 아니라 최악의 업황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량까지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출신인 김덕수 현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는 내달 15일까지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시작일로부터 3년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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