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어산지에게 새로운 혐의를 씌운 미 법무부의 득실은?
[WIKI 인사이드] 어산지에게 새로운 혐의를 씌운 미 법무부의 득실은?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9.05.29 09:52
  • 수정 2019.05.2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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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런던 법정에서 이송되던 중 주먹을 높이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런던 법정에서 이송되던 중 주먹을 높이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는 최근 줄리안 어산지에 대해 간첩죄를 골자로 한 17개 항목의 기소를 추가했다. 지난 4월 기소된 어산지는 2010년 미 육군 정보분석원이었던 첼시 매닝이 국방부 기밀 자료를 빼낼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사이버범죄법만 적용받고 있었다. 그러나 법무부는 간첩법(Espionage Act)에 따라 어산지의 정부 기밀 폭로 행위를 '간첩 활동'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미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반론이 거세지고 있다.

미 법무부의 판단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법률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이번 새로운 기소가 이미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송환 싸움을 더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새로운 기소는 그의 법률 팀에게 ‘스파이혐의가 정치적이기 때문에 미영 양국 사이의 범죄자 인도 조약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산지는 지난 4월 에쿠아도르 대사관으로부터 추방된 후 런던에서 50주 징역형으로 복역 중이다. 그는 범죄자 인도 조치에 반대하여 싸울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미 법무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연합군에게 기밀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의 이름이 공개된 방대한 양의 기밀 문서의 폭로를 주도한 혐의로 어산지가 재판을 받도록 그를 미국으로 이송하고 싶어 한다.

미국과 영국이 오랜 범죄자 인도 조약을 갖고 있지만 한 가지 예외는 정치범에 관한 것이다.

이 기준은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지만 어산지와 그의 변호사들은 기소된 추가 혐의를 이용, 미 법무부가 정부 기밀의 취득 및 공개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정치적인 범죄로 엮어 그를 재판정에 세우려한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표면적으로는 우리가 종종 스파이 혐의를 일종의 정치적 범죄로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이 어산지를 영국으로부터 인도받으려는 능력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 대학의 법대 교수 애쉴리 딕스, 국가 안보 및 국제법 전문가)

그녀는 지난 달 공개된 처음의 기소 – 어산지를 전 미군 정보 분석병인 첼시 매닝과 공모해 미 국방부의 컴퓨터 비밀 번호를 해킹하려 했다는 단일 혐의로 기소했던 것을 ‘어렵게 어렵게 정치적 범죄같이 보이지 않는 기저의 혐의를 주장하려는 시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스파이법에 의한 혐의가 전통적 스파이 정의에 맞는지 그리고 광의로 정치적 범죄에 들어 맞는지는 더욱 희미할 것이다.

딕스는 “물론 영국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대 오스틴 캠퍼스의 국가 안보법 교수인 스테판 블라덱도 유사한 진단을 제시했다.

그는 “어산지에 대한 새로운 혐의들이 그 예외 사항에 들어가는지에 대한 논란이 특별히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원래의 기소 사항에 대한 것 보다는 더욱 그럴듯한 주장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블라덱은 “이제 어산지의 변호사들은 정색을 하고 영국 법원에서 그가 기소된 것들 중 몇 가지는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어산지의 변호사인 배리 폴락은 새로운 기소 사항이 공개되자 그러한 주장에 대한 암시를 줬다.

“이 사건이 단순히 컴퓨터 해킹에 대한 것이라며 실체를 가리던 주장은 이제 사라졌다.”

익명을 전제로 기자들과 기소에 대하여 논의했던 미 법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기소가 범죄자 인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그는 어산지가 “가능한 모든 법적 이의 사항을 제기할 완전하고 공정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영국 판사가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에 대한 강간 사건 조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고, 또한 그의 인도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나라로 어산지가 먼저 인도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주장에 우선권이 있는지는 영국 법원 및 범죄자 인도 사안의 최종 결정권자인 영국 정부에 달려 있다.

블라덱은 “미국 쪽에 유리할 수도 있는 한 가지 요인은 영국 당국이 국가 안보 기밀의 폭로에 대해서 관용이 덜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영국 당국이 장기간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피고의 인도에 대해서 조심스러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산지는 첫 번째 혐의만으로 최고 5년 형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소장에서 그에게 적용된 17개 스파이법 상의 혐의 각각이 최고 10년형이 가능하다.

블라덱은 “범죄자 인도의 경우, 심지어 단순한 경우조차 종종 법보다는 정치적인 부분이 훨씬 더 크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번역 지원 TransMe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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