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주열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큰 폭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상당폭 상승,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며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고 신흥시장국의 환율이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설비·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가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졌다.
한은은 향후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난달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 하락폭 축소 등으로 상승률이 0%대 중반에서 소폭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을 나타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조동철 금통위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다만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뜻 그대로 소수의견으로, 금통위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과거 소수의견이 나오고 소수의견이 늘어나며 결과에 반영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금통위 위원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과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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