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회장님 곧 도착하십니다!” KT 전국 지사 황창규 회장 급습 점검 비상
[WIKI 프리즘] “회장님 곧 도착하십니다!” KT 전국 지사 황창규 회장 급습 점검 비상
  • 윤여진 기자
  • 승인 2019.06.04 18:05
  • 수정 2019.06.05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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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국 402개 국사 맨홀 79만개, 전신주 464만개 ‘원천 안전 관리’ 불시 방문 확인 릴레이
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죄송합니다. 회장님께서 그 쪽 지사로 이동 중이신데요, 30분쯤 후 도착하실 것 같습니다.”

“아니, 연락도 없이 갑자기...”

최근 KT 전국지사에 황창규 회장 불시 점검 비상령이 떨어졌다.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황 회장이 각 지사들을 예고 없이 찾아가 통신구 안전실태를 샅샅이 점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출근 길에 운전기사에게 예고없이 “오늘을 저쪽 지사 한 번 둘러보자”며 이동해 해당 지국 책임 임원과 함께 뚜껑을 열어보는 등 샅샅이 점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급습해 평소의 관리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 물론 예고 없이 찾아 함께 통신구들을 개방해 보고 혼쭐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KT 관계자는 4일 “황 회장께서 지난 30년간 KT가 무선통신 프로젝트와 서비스 등 첨단 프로젝트 현안에 투자를 집중하고 유선분야는 뒷전으로 하다가 이번 사고가 난 것을 확인하고, 기초부터 안전문제를 다지겠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황 회장은 차기 CEO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본인의 임기 내에 안전문제를 대부분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KT가 운영하는 전국 주요 국사는 402개. 이들이 관리하는 맨홀만 79만개, 전신주는 464만개에 달한다.

황 회장은 각 국사를 찾아가 통신 케이블이 모여 있는 통신구, 통신선을 잇는 전신주, 먼 곳까지 통신망을 이어주는 분기국사를 점검한다. 직접 맨홀까지 들어가 소화시설 구비 상태를 체크하기도 한다.

황 회장은 지방에서도 언제든 불미스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전라, 경상 지역도 수시로 예고 없이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말의 경우 직원들에게 목적지를 알리지 않고 호남행 고속철도(KTX)에 올라 전라권 역에 도착해서야 방문 계획을 통보했다. 그는 통신망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직원들에게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세세하게 지시했다.

KT는 4,800억원을 투자해 3년 내에 통신구 안전 문제를 완벽하게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점검 결과 수십년간 누적된 문제를 파악하는데만 수 년이 소요되고, 비용도 훨씬 더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dk황창규 KT 회장. [출처=KT]​
황창규 KT 회장. [출처=KT]​

한편 KT 소액주주 35명은 지난 15일 KT 황창규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귀추에 관심이 쓸리고 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황창규 현 회장에 대해 "아현국사 관리 유지 의무를 다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내는 등 기업에 피해를 끼쳤다"며 54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KT 관계자는 “소송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사고 원인부터 파악이 돼야 할텐테, 경찰도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통신구의 경우 워낙 미세한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불이 날 수 없는 구조여서 해외에서도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 경우 원인을 규명한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4년의 경우 동대문 지하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배수펌프의 자동분전반이 타면서 불이 통신선에 옮겨붙어 발화했다. 이 사고로 수도권 통신이 두절되고 무선호출기 불통, 방송 송출 중단, 은행 전산망 마비 등 연쇄적인 파장이 이어졌다.

경찰과 KT 측은 당시 통신구가 지하철 옆에 있어 계속 진동을 줬기 때문에 모터 펌프의 전원 관계가 불안했던 것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아현지사의 경우 지하철 통과와 같이 통신구에 진동을 줄만한 상황도 없어 경찰도 원인규명을 놓고 미궁에 빠진 상황이다.

황창규 회장은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의 원인 규명, 보상 논란과는 별도로, 이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그는 유지보수와 관리 프로세스, 조직 등을 근본부터 꼼꼼히 확인하고 점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의 경우 성남시 분당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그룹임원 워크숍'에서 아현 화재의 원인으로 관행과 타성을 지적했다. 황 회장은 "아현 화재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근본적이고 확실한 변화만이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1등 5G 기업'을 만들어나가자"고 독려하고 있다.

‘유선망 안전 강화’ – ‘5G 프로젝트 선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황창규 회장이 어떤 행보를 펼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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