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55) 전두환, 드디어 최규하 밀어내고 대통령에 오르다. 그러나 카터의 경고…
청와대-백악관 X파일(55) 전두환, 드디어 최규하 밀어내고 대통령에 오르다. 그러나 카터의 경고…
  • 특별취재팀
  • 승인 2019.06.07 09:11
  • 수정 2019.06.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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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 대통령을 밀어내고 대통령에 오른 전두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규하 대통령을 밀어내고 대통령에 오른 전두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1980년 8월 16일 대통령으로서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었던 최규하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를 대신할 유일한 후보는 단 한명이었다. 스스로 대장으로 진급해 전역한 전두환은 8월 27일 유신헌법의 규정에 따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대통령 선거인단인 통일주체국민회의는 2,500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들 대의원은 중앙정부가 임명한 관리들의 지도로 선출되거나 선임된 사람들이었다.

미국은 전두환의 계획을 어렵게는 만들었지만 저지하지는 못했으며 최 대통령의 짐만 오히려 무겁게 했다. 그러나 제한적이었다 해도 미국의 역할은 전두환의 권력 조직에 의해 미국이 그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주도록 왜곡됐다.

광주문제에 관한 사실 조작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신군부의 왜곡 조작은 계속됐다.

미국 정부는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식에 특별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냉담과 유보적 태도를 보이기로 결정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8월 28일 워싱턴으로부터 귀임했다. 1980년 9월 1일 거행된 취임식에 미국 정부를 대표한 사람은 대사로서 참석한 글라이스틴 뿐이었다. 이틀 후 전대통령을 만난 대사는 카터 대통령의 축하 서한을 전달했다.

한국어로도 번역한 이 서한은 안보와 경제 협력의 유지에 관한 미국의 의지를 재다짐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중하게 협력을 제안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서한은 축하 메시지의 틀을 벗어나 세 가지의 실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첫째. 미국이 한국의 최근 사태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둘째. 전 대통령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치제도의 발전과 개인의 자유신장을 통해 한국의 안정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 대통령은 서한을 주의 깊게 읽은 후 워싱턴과 논의한 사항들을 들려달라고 청했다.

대사는 양국의 안보나 경제관계를 지속하기로 한 미국 결정의 현실성을 인정하면서, 그가 만난 정부와 공화당, 민주당 인사들이 한국의 최근 사태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지도층은 전두환 정부가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으며 미국의 견해가 잘못 전달된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특히 자신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김대중 재판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정부 밖의 여러 인사들로부터 대사는 난처한 질문을 받곤 했다. 남한과 북한이 특별히 다른 것이 뭐가 있느냐의 것이었다.

대사는 전대통령에게 그가 강조하는 법과 질서, 기강, 효율성은 미국인들에게 통제와 획일의 인상을 심어줘 한국에 좋지 않다고 주의를 줬다. 그런 좋지 않은 인상이 시정되려면 정부가 국민적 지지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에 따라 정치 일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었다.

요란했던 전두환 취임 관련 이벤트, 행사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란했던 전두환 취임 관련 이벤트, 행사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음은 80년 8월 27일자로 카터 대통령이 전두환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서한 전문이다.

전대통령 당선자 귀하

귀하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책임을 맡게 되면서 나는 양국의 이해관계에 극히 중요한 기본적인 경제 · 안보 관계의 지속에 관한 우리의 의지를 개인적으로 다짐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나는 한국의 최근 사태로 인해 우리가 심히 우려하고 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귀하가 조만간 새로운 헌법의 국민투표 회부와 내년 초까지 그 헌법에 의거해 보통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전임 최대통령의 공약을 재다짐한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그런 정치발전이 어떤 조건하에서 이뤄지는가는 귀국의 장래와 국제적인 위상 결정에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정치제도야말로 양국 간의 건전한 관계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씨의 공판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나는 귀국의 국내 사법절차에 간섭하려는 의도에서 이 미묘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공정한 취급의 문제가 미국과 기타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개인적으로 촉구하는 바입니다.

김대중 씨의 처형이나 심지어는 사형 선고조차 심각한 반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는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극비상태에서 귀하와 이문제를 계속 논의하도록 위임했습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귀하가 귀국의 당면문제들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귀하, 그리고 귀국 각료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할 것입니다.

외부의 침략에 대처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우리의 안보공약을 준수한다는 확고한 결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위컴 장군은 내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우리의 조약 의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나는 귀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어려움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치제도의 발전과 귀국 국민들의 개인적 자유의 신장을 통한 정부의 안정을 공고히 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조치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대통령 각하, 끝으로 재차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몇 개월 이내에 우리 공동의 이해관계를 위해 양국 간의 협력이 증진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미합중국 대통령 지미 카터

[위키리크스한국=이가영, 최석진,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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