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김원봉’ 현충일 추념사 놓고 대립 “정체성 파괴” vs "이념 갈라치기“
與野, ‘김원봉’ 현충일 추념사 놓고 대립 “정체성 파괴” vs "이념 갈라치기“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6.07 14:30
  • 수정 2019.06.07 15: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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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자유 민주주의 정체성 훼손"
민주당 "본래 취지 벗어나 이념논쟁"
의열단원 박차정(왼쪽)과 의열단장 김원봉의 결혼사진 [사진=연합뉴스]
의열단원 박차정(왼쪽)과 의열단장 김원봉의 결혼사진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자유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추념사의 본래 의미에서 벗어나 이념논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와 관련 “분열과 갈등의 정치로 정치권과 국민에게 누구 편이냐고 다그치고 있다”며 “결국 편을 갈라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 정치를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기 위해 도저히 보수 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려는 시도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에 대해 독재자의 후예라고 편 가름에 앞장섰던 대통령이 이제 통합으로 말을 바꿨다"며 "김원봉을 서훈하기 위해 통합을 강조했다고 느껴진다. 그렇다면 단어는 잘못된 것이고 진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경 의원은 "지금이라도 호국영령과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김원봉 서훈 등의 조치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문 대통령이 진정한 국민 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사회통합을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야당이 추념사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념논쟁을 일삼고 있다고 반격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명진 전 의원의 입장은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진표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원봉 선생이 월북해서 한 활동이 우리 정치 이념에 안 맞는 것은 그것대로 비판받더라도 독립운동 과정에서 움직일 수 없는 정확한 팩트를 지적하고 넘어가는 합리적인 역사관이 이제는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민족의 긴 역사를 지금의 어느 시점의 안경으로 전부 새빨갛게 칠해서 보고 또 새파랗게 칠해서 보고 이런 것은 우리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강병원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일제 치하에서 얼마나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는가를 두고 평가하는 것이지 그 이후의 행적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념의 잣대를 떠나 그분들이 얼마나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고생하셨는지를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논평을 통해 “일제 강점기 당시 항일무장투쟁을 주도했던 약산 선생의 활약은 익히 알려져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며, 의열단에서 광복군, 국군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군대의 정통성 역시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독립사에 이같은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공적을 모조리 폄훼당하고 비하받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제 약산 김원봉 선생의 공훈을 재평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방 후 극심한 사상 대립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사라져간 독립운동의 주역들에 대해 지금이라도 국가가 응당한 보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념사의 핵심 메시지는 '애국 앞에서 보수 진보 없다.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서 통합으로 가자'는 것이고, 그런 통합의 사례로 김원봉 선생의 역할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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