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거사위, 법무부-대검 이원구조는 박상기·문무일 합의 사안"... 과거사위 소송에 영향 불가피
[단독] "과거사위, 법무부-대검 이원구조는 박상기·문무일 합의 사안"... 과거사위 소송에 영향 불가피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6-28 13:00:51
  • 최종수정 2019.07.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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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문무일 2017년 12월 회동 "기록은 검찰, 판단은 법무부"
총장 감찰권 이용해 사건기록 열람하면 법적 문제 없다는 판단
검찰 간부 출신 한상대·윤갑근·곽상도, 과거사위 상대 법적 대응
문무일 1년 후배 윤갑근은 5억 소송 "과거사위는 위법한 기구"
박상기 "과거사위원 상대 소송 맞지 않아"..문무일은 입장 '아직'
박상기(왼쪽) 법무부 장관과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박상기(왼쪽) 법무부 장관과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18개월 활동을 끝으로 해산한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를 법무부 산하에 두자고 처음 제안한 건 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대검찰청 아래에 둔 진상조사단이 조사하면 법무부 과거사위가 검토하는 이원 구조는 박상기 장관과 문 총장의 합의 사안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사위가 위법한 기구라며 소송이 제기된 상황에서 검찰이 무대응 기조로 일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용규(50·29기) 전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은 지난 27일 위키리크스한국에 박 장관과 문 총장이 2017년 12월 초쯤 회동해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을 분리해 각각 법무부와 대검에 설치하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제도개선기획단은 법무부 내에서 과거사위 조직 구성에 관여한 부서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인 최 전 단장은 전화 통화에서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을 분리해 설계한 건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합의 사안인가'라는 질문에 "맞다. 사실 두 분이 만나셨다"고 답했다. 장관과 총장의 합의가 이뤄진 회동은 과거사위 출범 직전인 2017년 12월 초라고 했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입섭·법무검개위)는 지난 2017년 9월 29일 법무부에 '검찰의 과거 인권침해 및 권한남용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원회'(과거사위 가칭) 설치를 권고했다. 이때 진상조사단은 과거사위 산하에 두되 두 기구의 설치와 운영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법무검개위 권고안은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을 나눠 설치하라는 큰 틀을 제시했을 뿐, 두 기구의 구체적인 운영안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협의 사안으로 남긴 것이다.

박 장관과 문 총장은 약 2개월 후인 2017년 12월 초 회동해 과거사위 구성을 두고 단순 협의안이 아닌 합의안을 조율했다. 이때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을 나눠 각각 법무부와 대검에 설치하는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 회동에서 박 장관은 문 총장에게 두 가지 이유로 과거사위를 법무부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법무부에 두면 장관 자문 기구에 불과한데 조사에 필요한 사람들을 소환하는 건 집행 업무로 자문 업무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 각 사건을 담당한 검찰청으로부터 사건기록을 대출받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건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검사만이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현행법 구조에서 해당 검찰청이 대출을 거부할 경우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설령 대출이 이뤄진다 해도 인물 정보를 가리는 '익명화 조치'로 사건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문 총장은 역으로 박 장관에게 "검찰이 직접 과거사위를 만들면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나올 때 대응하기 취약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선 법무부에 과거사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문 총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건 선정을 객관적으로 하려면 검찰에 두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과거사위를 대검에 설치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최 전 단장에 따르면 이렇게 의견 교환을 마친 박 장관과 문 총장은 "기록은 검찰에서 보고, 판단은 법무부에서는 하는" 중간안에 합의했다. 검찰총장의 감찰권을 이용해 사건기록을 열람하면 법령 없이도 각각 대검과 법무부 훈령으로 진상조사단과 과거사위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게 법적 근거였다.

그 무렵 검찰총장 산하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와 법무부 장관 산하의 법무검개위에서 과거사위 위원 인선 작업을 완료했다. 당시 인선은 됐지만, 당사자들의 동의를 구한 상태는 아니어서 '스카우트'를 담당한 인물이 최 전 단장이다. 

최 전 단장은 12월 둘째주에 과거사위 위원들을 만나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을 각각 법무부와 대검에 분리 설치하는 장관과 총장의 합의안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지난 25일 검찰총장의 기자회견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은 검찰총장의 의사결정 사항에 관한 부분이라서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와 해당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 출신들은 "과거사위 위법한 기구"라는데 검찰은 '뒷짐'

지난 14일 과거사위 위원을 상대로 5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과거사위 위원을 상대로 5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검찰이 과거사위를 상대로 최근 제기되는 검찰 출신 인사들의 소송전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윤갑근(55·19기) 전 대구고검장이 과거사위에서 각각 위원장 대행과 위원으로 활동한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와 법무법인 양재 소속 김용민 변호사, 진상조사단 8팀에서 '김학의 사건'을 조사한 이규원(41·36기) 파견검사를 상대로 5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과거사위는 지난달 29일 김학의(63·14기·구속) 전 법무부 차관에 성 접대한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58·구속)씨와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재수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수사단)은 "수사에 착수할 만한 구체적 단서가 없다"고 했다. 

윤 전 고검장은 수사단의 발표를 토대로 과거사위가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지난 14일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윤 전 고검장은 소장에서 "과거사위는 그 권한이나 성격에 비추어 법률에 의해 설치되어야 함에도 법무부 훈령에 의해 설치된 기구로서 정당한 근거를 갖추지 못한 위법한 기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고검장은 과거사위가 위법한 기구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피고에 대한민국을 적시했다. 과거사위가 법무부 장관 자문기구이고, 법무부 장관은 법률상 국가의 대표자인 까닭이다. 함께 리스트에 오른 한상대(60·13기) 전 검찰총장도 비슷한 취지로 민사소송을 청구했다.  

검찰 출신인 곽상도(59·15기) 자유한국당 의원도 과거사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과거사위는 지난 3월 25일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한 곽 의원이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내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로 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하지만 수사단은 지난 4일 곽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의 과오를 밝히는 게 과거사위의 업무인 특성상 검찰 출신 인사들의 법적 대응이 이어지는 데도 현재까지 법무부와 검찰은 공식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박 장관은 지난 24일 과거사위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위원들 상대로 (소송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비공식 표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 해당 기사의 분류를 [사회]에서 [법조]로 변경, 최초 기사 출고 시간과 상관 없이 최종 수정 시간이 2019년 7월 24일 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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