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건, 평화프로세스 물꼬" vs "달라질 것 없다. 트럼프 정치쇼 불과"
"역사적 사건, 평화프로세스 물꼬" vs "달라질 것 없다. 트럼프 정치쇼 불과"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7.01 07:37
  • 수정 2019.07.01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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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계기로 30일 성사된 북미 정상 회동에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합의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던 비핵화 외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사진용 행사'에 불과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번 회동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로 험로를 걷고 있는 북미 관계의 재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진찍기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트럼프-김정은 사진'은 미국을 적국으로 여기는 수많은 북한인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런 장면들이 평화의 문을 여는 퍼즐의 조각"이라고 강조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별도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것이 바로 평화의 모습"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고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응원해야만 한다"라고 적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만남은 장래에, 올해 후반에 더 실질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인 합의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면 진전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NYT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활약한 그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와의 잠정 합의나 최소한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해 영변 핵시설 플러스 다른 핵시설 의심 장소와 같은 것을 협상 테이블에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크리스틴 리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과 같은 선의의 제스처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AFP 통신에 "전후 분단과 한국전쟁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 70년간 적대의 세월을 상징하는 누구의 땅도 아닌 이 척박한 곳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들의) 조우는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연합뉴스에 "가장 중요한 진전은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는 점"이라며 "북미 모두 협상 모드로 되돌아가야 하는 전술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비핵화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 단계별 이행을 보여줄 수 있는 실무합의 등을 향후 협상 과제로 꼽으면서 "연속적인 이행이 이뤄지면서 대북제재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애초 대북 협상의 핵심으로 꼽혔던 비핵화 이슈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진찍기용 행사에 불과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북쪽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광경"이라며 "이번 회동은 전 세계가 시청해야 하는 리얼리티 TV였고, 그 주인공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비핵화'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비핵화가 대북 외교의 핵심포인트 아니었나"라며 "김정은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무대였다"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더이상의 공허한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 합의를 위한 로드맵을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피상적인 사진찍기를 위한 자리"라며 "북미 협상은 1년 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상황과 전혀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북미 양측이 조만간 실무급 협상을 재개하고 어떤 성과를 거두면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북미 정상 만남은 역사적이지만 사진 촬영용이기도 했다"면서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처럼 첫 번째 기록들을 남겼지만, 북한 비핵화에서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 월경했다. 그것은 오직 비핵화 협상, 검증 가능한 합의,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만 '역사적일'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멋진 사진과 화려한 행사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방송에 "이 시점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루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비축량의 감소는 없었다. 사실 그들은 그것들을 늘렸다"라고 지적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도 AFP에 "어젠다도 없고, TV용으로 만들어진 만남은 부풀려진 기대와 실망의 1년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한장의 편지와 또 다른 악수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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