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 하락세 이어갈 것으로 보여"
1분기 증시 호황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던 증권사들 실적이 2분기에는 다소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중 무역 전쟁 등 불안한 증시 상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2분기 추정 순이익은 약 6920억원으로 지난 분기 1조184억원 대비 약 33%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도 실적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수익 하락세가 예상되는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2분기 추정 순이익은 723억원으로 지난 분기 1587억원 대비 54.4%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채권보다 주식시장과 연계된 PI투자 및 수익 증권의 보유 규모가 큰 편인 키움증권은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라 1분기 대비 2분기 성적은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분기 2000억원이 넘어 사상 최대규모 순이익을 올렸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2분기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는 지난 1분기 위탁매매,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인 26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분기 추정 실적은 약 1594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39%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동기 1675억원과 비교해도 약 4.8%가량 떨어진 수치다.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은 불안한 증시 상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하락 및 기업공개(IPO), M&A 등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이 다소 아쉬웠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IPO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NH증권도 2분기 순이익이 110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6%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2분기 추정 실적은 각각 1682억원, 9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5%, 21.7%가량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분기 1413억원, 2분기 1210억원으로 약 14.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형 증권사로 꼽혔다. 지난해 순이익 1090억원과 비교했을 때 11%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수익은 기업의 사업 성과로 보기보다는 증시 상황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다소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며 “증시 영향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올 1·2분기 실적이 다소 갈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이후 이어진 불안한 증시 상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들이 IB 부문에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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