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김현미 의원실이 ‘GTX 6월 30일 첫 삽’ 현수막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GTX-A노선 착공 예정일을 홍보했지만, 이날 GTX-A노선 실질적 ‘첫 삽’ 뜨기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GTX-A노선 시공 건설사들이 제출한 착공계를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GTX-A노선 전 구간을 통틀어 실제 삽을 뜬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GTX-A노선 공사준비가 가장 빨리 이뤄졌던 일산 킨텍스 사거리 공사 현장에는 1일에도 ‘삽’ 한 자루 보이지 않았다. 오전 9시 GTX 킨텍스역 공사 현장에는 관계자 2명이 잠시 방문했지만, 이들은 광파기를 이용해 지상 장애물을 측정한 뒤 10시쯤 공사장 문을 닫고 사라졌다.
대우건설 공사현장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위해 통신선 등을 놓을 위치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현재 공사가 시작됐다고 볼 수 없고, 실질적인 ‘첫 삽’까지는 앞으로 3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GTX-A노선 2공구(운정역~일산호수공원 구간) 시공사다.
다수의 건설사에 따르면 국토부가 앞서 공언한 ‘GTX 첫 삽 날짜’인 6월 30일은 국토부의 '착공계 승인 날짜'인 것으로 추측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난달 30일 GTX-A노선 착공계를 공식 승인했다"며 "국토부에선 GTX-A노선 '첫 삽'일을 '착공계 승인'일로 이해한 것 같다"고 밝혔다. GTX-A노선의 공사기간은 착공계 승인일로부터 최대 60개월이다.
이에 일각에선 “공사 시작일을 6월에 맞추기 위해 일정상 무리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김현미 의원 지역구인 고양시 일산서구 곳곳에는 지난달 중순까지 ‘GTX 6월 30일 첫 삽’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최근 김현미 의원실에서 GTX 착공 관련 현수막을 부착했지만 이를 제거하라는 민원이 많아 정리하게 됐다"고 관련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의 GTX-A노선 착공계 승인에도 실질적인 공사 진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국토부를 향한 여론은 점차 악화되는 모양새다. 현재 국토부 민원란에는 '국토부가 GTX-A노선 첫 삽 날짜를 속였다'는 류의 민원이 다수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TX-A노선과 관련한 우려는 이해하지만 실제 착공계 승인이 허가된 지는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며 "건설사들도 국토부가 지정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공사 속도를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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