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검, '고소장 위조 검사' 최초 비위첩보 제출 '거부'
[단독] 대검, '고소장 위조 검사' 최초 비위첩보 제출 '거부'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7-02 09:11:40
  • 최종수정 2019.07.2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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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차례 자료 협조 공문 보냈지만 검찰은 모두 '불가' 답변
수사팀 한 차례 공문 보낸 뒤 사상 초유 '대검 압수수색' 검토 
지난달 19일 1심 법원인 부산지검에서 공문서위조 혐의가 인정돼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윤모 전 검사가 한 중년 여성의 손을 잡은 채 법원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지난달 19일 1심 법원인 부산지법에서 공문서위조 혐의가 인정돼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윤 모(가운데) 전 검사가 한 중년 여성의 손을 잡은 채 법원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검사가 고소장을 위조하고도 징계 없이 사직한 사건에서 감찰라인의 직무유기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이 검찰에 최초 비위 첩보 문건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대검찰청 감찰1과에 이같은 자료 제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내부 제보에 관한 사안은 기관 간 협조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신을 받았다.

지수대가 압수수색이 아닌 협조 형식인 '임의제출'로 확보하려 한 문건은 법적으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증거'다. 최초 제보 내용이 담겨 다른 자료와는 달리 덜 가공된 것으로 평가받는 까닭이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2016년 4월 당시 부산지검 형사5부에서 발생한 검사의 고소장 위조 사건 전말이 담긴 제보 내용을 요약해 비위 첩보로 생산한 후 이 자료를 대검 감찰1과에 넘겼다. 

당시 대검 감찰1과는 검찰총장 결재를 거쳐 그달 28일 부산지검에 감찰 조사 지시를 내렸다. 부산지검에서 이 사건의 감찰을 맡은 형사1부 부부장검사는 사안을 확인한 뒤 같은 날 부장·차장 검사를 거쳐 황철규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보고했다. 

부산지검 감찰조사 결과 윤 모 전 검사는 2015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고소장 하나가 분실되자 실무관에게 시켜 같은 고소인이 제출한 다른 고소장을 복사하게 했다. 이후 고소장 사본에 표지를 붙인 뒤 허락 없이 차장검사의 도장을 찍어 '각하'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고소인의 동의는 없었다. 이같은 사실관계는 지난달 19일 1심 법원에서 모두 인정됐다. 

부산지검은 문제의 검사가 그해 5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사안을 정리했다. 부산지검은 대검 감찰1과에 '경징계 사안'이라고 보고했고, 감찰1과 역시 법무부에 '정직보다는 사직이 낫다'라는 의견을 보고했다. 윤 전 검사는 2016년 6월 최종 '의원면직' 처리됐다. 

지수대는 이같은 흐름에서 사실관계 조각을 맞추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자료를 수집 중이다. 경찰 수사팀은 법무부에서 대검으로 넘긴 최초 첩보 자료와 대검이 부산지검에 감찰조사를 지시한 문건, 부산지검이 대검에 보고한 문건 세 가지는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수대는 한 차례 더 대검에 협조 공문을 보낸 뒤 여전히 '불가' 답변이 올 경우 초유의 '대검 압수수색'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자료가 확보돼야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나서야 감찰이 '하향식'으로 시작된 경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룡 당시 대검 감찰1과장은 위키리크스한국에 법무부에서 비위 첩보를 넘기기 전 부산지검에서 따로 올라온 감찰 관련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황철규 당시 부산지검장은 대검의 감찰 조사 지시 전에도 절차를 밟아 검찰총장과 대검 감찰에 보고했다고 했다가 본지 관련 보도([단독] ‘고소장 위조’ 사건 발생한 부산지검, 검찰총장 보고 ‘누락’) 후 대검이 감찰 조사를 지시한 날 사건 내용을 처음 알았다고 말을 바꿨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 해당 기사의 분류를 [사회]에서 [법조]로 변경, 최초 기사 출고 시간과 상관 없이 최종 수정 시간이 2019년 7월 24일 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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