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늘부터 경제 보복… 외신들 “트럼프 흉내내는 아베, 역풍 맞을 것”
일본, 오늘부터 경제 보복… 외신들 “트럼프 흉내내는 아베, 역풍 맞을 것”
  • 조문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7-03 17:06:30
  • 최종수정 2019.07.16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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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 1위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겨냥… 재계 “삼성 가장 큰 피해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일본이 4일부터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FT 등 외신들은 "일본이 트럼프 전략을 모방하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스마트폰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3종은 일본이 세계 시장 70~90%를 독점하고 있는 필수 소재로, 한국의 세계 1위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일본이 공급을 중단하면 한국기업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신들은 자유무역을 주장하면서도 뒤로는 수출규제를 강화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율배반 전략을 비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유무역의 옹호자 일본이 트럼프의 전술을 모방했다"며 "일본 내부에서도 한국과의 갈등 때문에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타격을 입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대신 보호주의 정책을 펼쳐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빗대,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 조치가 자유무역에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WSJ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장비와 전자소재 제조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라며 "(이번 조치로) 삼성·LG가 애플의 아이폰을 위한 칩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일본 내 아이폰 공급업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일본은 상호의존성을 무기로 삼아 외교·경제 분쟁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트럼프 정부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와 맞닿아 있음을 지적했다. 디플로맷은 "단기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런 조치는 세계 경제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한일 간의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적 기술경제 전반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일본의 조치에 우려를 표시했다. 블룸버그는 데보라 엘름 아시아무역센터 상임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이번 조치는 2017년 취임 이후 무역전쟁에서 관세위협과 수출 규제를 활용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며 이번 수출규제를 "무역체제 붕괴의 또 다른 징후"라고 표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일본이 수출규제로 인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무라 홀딩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수출 규제가 지속된다면, 규제 품목의 국내 생산능력 발전을 서두르도록 한국을 자극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매체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화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의 핵심소재 한국 수출규제가 결국 일본 기업에도 타격을 줄 듯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칩 대부분을 생산하는 한국에 대한 이번 규제의 파급효과가 한일 양국을 넘어 글로벌 전자제조업 전체로까지 퍼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규제로 한국 업체들은 물론, 애플과 화웨이, 소니 등 글로벌 기업 전반에도 영향이 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반도체 칩이 애플 아이폰, HP와 레노보그룹 개인용컴퓨터, 소니와 파나소닉 텔레비전 등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조간에 '전 징용공을 둘러싼 대항 조치의 응수를 자제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징용공 문제에 대해 통상정책을 가지고 나오는 것은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 등 부작용이 커서 긴 안목에서 볼 때 불이익이 많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관해 대상 품목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일본 정부가 상황을 비이성적으로 악화시키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군사전용이 가능한 전자부품과 관련 소재 등이 (수출규제 강화)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 신중론도 있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의 신뢰 관계가 손상됐다는 점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규제가 완화되는 '화이트 국가'에서도 한국을 제외할 방침이라고 교도는 보도했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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