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돋보기] 찰스 왕세자 부인 카밀라의 윙크... 그리고 줄리안 어산지가 날린 윙크의 의미는
[WIKI 돋보기] 찰스 왕세자 부인 카밀라의 윙크... 그리고 줄리안 어산지가 날린 윙크의 의미는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7-03 17:20:49
  • 최종수정 2019.07.04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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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를 날리는 영국 찰스 왕세자와 부인 카밀라 왕세자빈. [사진=가디언]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영국을 방문했을 때, 윙크를 날리는 카밀라 콘월의 공작부인. [사진=가디언]

줄리안 어산지는 지난 4월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도착했을 때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지는 「윙커(The Winker)」라는 소설을 쓴 작가 앤드류 마틴의 글을 실었다.

앤드류 마틴은 유명인들의 윙크라는 행위를 예로 들어 서양 문화에서 윙크가 던져주는 의미를 짚어보았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얼마 전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차(tea) 모임을 갖기 위해 엘리자베스 여왕의 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를 찾았다. 이 때 자리에 함께 했던 찰스 왕세자의 부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이 윙크를 날렸다. 

왜 그랬을까?

그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던 우리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바디랭귀지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온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피터 콜렛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윙크는 서로 간의 공모(共謀)를 전제로 하며, 공모는 누군가를 배제(排除)함을 전제로 합니다.”

콜렛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윙크는 시대착오적이다.

“윙크는 과거만큼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윙크가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따돌림과는 거리가 멉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윙크가 흔하게 행해지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오늘날의 윙크는 흑백영화 시절의 영국을 떠올리게 한다. 즉, 파이프 담배를 피우거나, 우유배달부가 종소리를 울리던 시절을 연상하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소통의 수단으로 말하면 현대의 윙크는 모르스 신호만큼이나 부자연스럽다.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교도소로 이관되며 윙크를 날린 줄리안 어산지. [가디언]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교도소로 이관되며 윙크를 날린 줄리안 어산지. [가디언]

나는, 사람들에게 윙크를 보내고 나서 그들을 살해하는 살인자가 등장하는 소설을 쓸 만큼 윙크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

이 소설은 70년대에 배경이 맞춰져 있다. 주지하다시피 70년대는 성적으로 문란한 10년간이었다. 따라서 당시는 그런 목적으로 윙크를 날리는 사람들이 넘쳐났었다. 하지만 내가 소설의 시대를 70년대로 잡은 것은 과거에 주목하기 위해서였다.

나에게는 윙크는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사회가 점점 격식을 따지지 않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것이 그 한 이유에 속한다. 윙크를 보내는 사람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난교(亂交) 중에 윙크를 보내는 짓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행위에 속한다. (내가 이러한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콜렛 박사에게 물었을 때 그는 ‘한번 진지하게 연구해보겠다’고 답을 했다.)

아마도 윙크의 전성기는 한 세기 전, 아슬아슬하던 무대공연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 때는 사회에 대한 저항정신으로 무장한 코미디언들이 사회 구조에 대한 반발을 표출하기 위해 건방지고, 외설적이며, 짓궂은, 한물간 이상(理想)을 동원해 공연을 많이 했었다. 복화술사들이 건방진 모습의 까불이 인형을 들고 나올 때, 윙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였다.

에드워드 7세 시대(1901-1910)의 광고 한 토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인형 ‘원더풀 보이(Wonderful Boy)’는 팔다리가 자연스럽게 움직임은 물론이고 웃고, 울고, 담배까지 피우고, 윙크를 하며 귀를 펄럭이기도 합니다.”

또, 공연장에서 윙크와 이중의미 어구(double entendre)를 함께 사용하는 행위는 다반사였다.

가수 마리 로이드는 윙크로 유명했는데, 1895년 ‘다른 눈으로 윙크할 때(When You Wink the Other Eye)’라는 노래를 불러 히트를 쳤다. ‘다른 눈으로 윙크할 때’라는 노래 제목은 첫 번째 눈으로 보내는 윙크는 이제 식상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당시 윙크가 얼마나 유행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노래는 점점 더 야해져서, 택시비가 없는 여성이 택시를 잡고 기사에게 속삭이는 장면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아, 텅 빈 그녀의 지갑 ……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곳에 가야 한다.

그녀는 기사의 귀에 뭔가를 속삭인다. 그러고 나서 말한다.

‘레스터 광장까지 가주세요.’

‘좋아요. 얼른 타세요.’

기사가 승낙한다.

오, 기사는 택시비를 어떻게 받을지 알아차렸네.

그가 다른 눈으로 윙크를 보냈기 때문이지.

미국 무성영화 시대에 윙크로 명성을 떨치던 여배우들이 있었다.

시시 피츠제랄드는 그 중 한명이었다. 그녀는 왼쪽 눈에 틱(tic) 장애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장애를 연기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틱 장애가 그녀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 거리였음이 분명했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윙크 때문에 피츠제랄드란 이름이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고 믿어왔다.

당시에는 윙크는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배우들의 윙크가 배타적이라면 배척받아야할 만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공연장에 자리하지 않은 당시의 주류 계급 중·상류층이 그들이었다.

70년대에 나의 아버지는 정치적 좌파의 시각에서 따돌림 시키는 윙크를 날리기 선수였다. 그는 주로 피터 큰아버지를 향해 따돌림의 의미가 배인 윙크를 날렸다. 피터 큰아버지는 토리당(보수당)원이었으며, 운전 장갑과 카 코트(car coat)를 착용할 정도로 자동차 광이었다.

피터 큰아버지는 영국 철도(British Rail)에 다니고 있던 나의 아버지에게, 철로를 놓기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행위를 철저하게 반대한다고 말하곤 했다.

“옳은 지적이기는 하네요.”

아버지는 이렇게 응수하곤 했다.

그러고 나서 나를 향해 윙크를 보내곤 했다. 나는 아버지가 내게 보낸 그 윙크에 우쭐했었다. 그때 내 나이 고작 10살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미들포즈(Middlepause)」나 「불면증(Insomnia)」 같은 페미니스트 냄새를 짙게 풍기는 작품을 쓴 작가 마리나 벤자민에게 내 아버지의 윙크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녀는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가 보기에 제3자가 그 윙크를 눈치채지만 않는다면 아주 훌륭한 의사표시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는 아버지의 윙크를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는 일은 없었음을 확신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성적인 의미가 내포된 윙크로 이야기를 옮겨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베니 힐 쇼’에서 베니 힐이 보내는 윙크는 여성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한테 넘어오나 안 넘어오나 볼까?’ 따라서 그 윙크는 모욕에 가깝지요. 다른 모든 소통수단을 한방에 날려버리니까요. 남자들이 기록하는 속기(速記)와 같아요. 그리고 당신들 남성들은 관계 맺어가며 무언가를 이루어나가기 싫어하잖아요.”

나는 특히 어떤 부분 때문에 그녀가 성적인 윙크를 혐오하는지 궁금했다.

“페미니즘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그녀는 이런 윙크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교통 수단에서는 항상 벌어지고 있지요.”

벤자민은 여자들이 남자를 상대로 윙크를 보낸 적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통과”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예를 떠올릴 수가 없네요.”

확실한 것은, 내가 모르는 여성으로부터 단 한 번도 윙크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만일 그런 적이 있었다면 나는 지진을 경험한 것처럼 뚜렷한 기억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남자들이 여전히 모르는 여자들을 상대로 윙크를 날리고 있음을 확신한다. 내가 그 현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윙크를 보내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과거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처럼 언제나 사회의 주변부에 속해있는 인물 같다. 내가 술집에서 여자에게 윙크를 보내는 남자를 마지막으로 목격했을 때, 그들 사이에는 즉석 만남이 이루어졌다. 즉, 남자가 여자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일방적으로 자신을 소개한 후 자랑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조금만 나가면 새로 산 레인지 로버 자동차가 있는데, 타보고 싶지 않나요?”


그는 윙크에 이어 이렇게 추파를 던졌다.

우디 알렌은, 미투 운동의 된서리를 맞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 대한 혐의가 마녀사냥으로 흘러서는 안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가 비난을 뒤집어쓰고 있다.

그는 업무 현장에서 여성에게 윙크를 보내는 행위가 마녀사냥 식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을 거론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작가 피터 브래드쇼는 ‘가디언’지의 기고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윙크를 보내고도 안전한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패션잡지 i–D 표지에 등장하는 쿨하고 쿨한 젊은 세대들이다. …… 윙크는 버스 토큰처럼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중년의 나이에 윙크를 보내는 사람은 오래된 미디어를 통해 윙크 이모티콘을 보내거나, 키보드 문자로 ‘;-)’라는 타이핑을 이용하는 것 같다. 나는 여성들로부터 이런 식의 윙크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내 심장은 전혀 요동치지 않았다.

인디아 포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바디랭귀지 전문가이다. 그녀는 윙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육체적 신호이기 때문에 입으로 나온 말보다 더 많은 말을 담고 있다. 그리고 눈을 통해 전달되므로 다른 어떤 수단보다 소통 능력이 강하다. 다시 말해, 진지한 눈동자가 당신에게 던져주는 효과를 생각해보면 된다.”

여기에 결정적 한방이 될 수 있는 윙크의 한 예가 있다.

2006년 월드컵 준준결승에서의 일이다. 영국의 웨인 루니 선수가 파울을 범했다. 그러자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주심에게 퇴장시키라고 다그쳤고, 주심은 그렇게 했다. 이 상황에서 호날두는 포르투갈 벤치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그리고 화면을 되돌려보던 영국의 축구 전문가들 중 한 명이 카메라 밖에서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 호날두가 윙크를 했어?”

과거 영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는 호날두의 윙크를 보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웨인 루니가 포르투갈 라커룸에 쳐들어가 호날두 면상을 한 방 먹여도 놀라지 않았을 겁니다.”

당시 호날두가 날린 윙크로 그의 수려한 안면이 찌그러졌다. 내가 아는 한 여성은, 여자에게 윙크를 보내는 남자는 그 순간 (그가 만일 잘 생겼다면) 그의 잘 생긴 용모를 변형시켜야하는 희생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윙크를 보내는 남자의 얼굴이 우스꽝스러워진다는 말이다.

2014년 엘르 매거진은 나쁜 윙크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보냈고, 조지 클루니나 캐서린 제타존스 같은 배우들에게 윙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렇게 나쁜 윙크가 흥미를 끌지는 않나?

분명한 점은 사람들이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윙크를 이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2007년 미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이 엉켰다.

“일천칠백 …… 아, 일천구백칠십육 년 이 나라가 독립 2백주년을 맞는 데 여왕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실수를 정정한 후 여왕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그 윙크의 의미는 이러했으리라.

“제가 좀 멍청했지만, 괜찮으시지요, 그렇지요?”

부시의 윙크에 여왕은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이는 기록에 남을 만한 유명한 윙크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또 다른 기억에 남을 만한 윙크는 다음 해에 일어났다. 부통령 선거 텔레비전 연설에서 세라 페일린 후보가 카메라를 향에 세 번씩이나 윙크를 보내자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이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윙크는 명백히 배타적이지 않다는 측면에서 매우 낯설었다. 페일린 후보는, 마치 줄리안 어산지가 영국 전체를 향해 보낸 것처럼 보이는 윙크를 날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전체를 향한다고 생각하고 윙크를 날린 것이다.

줄리안 어산지는 최근에 법원에 도착해 교도소 호송 차량에서 내렸을 때 복수의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날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 영국을 상대로 윙크를 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터 콜렛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윙크는 나와 너 사이의 은밀한 소통수단이므로 어산지는 윙크를 잘못 적용한 셈이다.(이 윙크의 오류는 그에게 닥친 일 중 가장 미미한 문젯거리에 속한다.)”

하지만 윙크를 보내는 사람은 그렇게 과감한 행위로 인해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윙크를 보내는 사람은, 자신의 은밀한 목적이 갈피를 못 잡을지라도 언제나 허장성세를 드러낸다.

윙크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되돌리는 리셋 스위치나 마찬가지로 항상 무모함을 동반한다. 윙크를 날린 후에는 상황이 변화될 것이다. 내 소설의 주인공(anti hero) 리 존스는 여자에게 윙크를 보낸 후 그 의미를 묻는 여자에게 이렇게 답한다.

“그 의미가 뭔지 우리 한번 살펴볼까요, 어떤가요?”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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