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한국의 갈등으로 중국이 어부지리 얻을 것" 윌리엄 페섹의 경고
"일본-한국의 갈등으로 중국이 어부지리 얻을 것" 윌리엄 페섹의 경고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9.07.05 07:40
  • 수정 2019.07.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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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출신의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페섹은 4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칼럼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웃 국가를 맹렬히 비난하는 것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전략이지만, 한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이 무역에서 힘겹게 얻은 도덕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처가 이미 충분한 분쟁을 겪는 양국 사이에 새로운 싸움을 붙이는 꼴로,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페섹의 진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여 만이다.

반도체 품목 수출 규제에 대해 페섹은 "세계 자유무역을 약화하는 것"이라며 "아베 신조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분명히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섹은 "아베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회의실의 어른 역할을 맡았다. 20개국 정상들에게 시장의 신뢰와 자유무역을 재확인하려 설득했다"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파된 상업주의와는 대조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의 이런 행동은 오는 21일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출 규제는 일본 기업보다 중국 기업에 좋은 소식"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연관성을 고려하면 이번 혼란으로 중국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 페섹은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며 <일본화: 세계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 저자이다.

검은 웃음.. 아베 총리는 이 악수 뒤 곧바로 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다음은 '한국을 향한 아베의 트럼트적 도발의 위험성' 제목의 닛케이아시안리뷰 칼럼이다.

하루는 탁월한 자유무역 주의자, 다음날은 반한십자군. 아베의 이중적인 접근이 삐걱거리고 있다.

아베 신조는 명확히 도널드 트럼프 함께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지난 주 오사카에서 일본 수상 아베는 ‘방안의 어른’ 역할을 맡았다. 그는G20 정상들을 살살 잘 설득하여 시장, 자유 무역, 수십년간 아시아에 큰 도움이 되어왔던 경제협력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그들의 신뢰를 재확인하도록 하였다. 미국 대통령이 퍼뜨리고 있으며 세계 공급망과 경제성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중상주의에 대한 환영할만한 반격이었다.

이틀 후 아베는 한국에 대하여 갑작스럽게 태도의 180도 전환을 보여주는데 반도체 원료의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무역전쟁 사령관마저도 얼굴을 붉히게 만들 정도의 위선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북아시아에 나쁜 징조이다.

“이것은 도움이 안될 뿐더러 트럼프의 왕따 수칙에서 바로 튀어나온 피해를 크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템플대학 도쿄 캠퍼스 아시아학과장인 제프 킹스턴의 말이다.

“이 제재는 한국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탓할 만한 구석이 여기저기 많이 있기는 하다.

최근 수십년간, 연이은 한국 대통령들은 반일 감정이 국내의 투표자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차 대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위안부 논란을 뛰어넘기 위하여 일본과 맺었던 2015 합의로부터 물러섰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닛폰 철강에 대한 10월 대법원 판결의 결과물을 제한하기 위한 조처를 거의 취하지 않았다. 닛폰철강이 1940년대 전시 노동에 대한 댓가로 한국에 8만6천불을 지불해야 한다는 요구는 양국관계를 혼란으로 몰아 넣었다.

아베의 긴장을 높이는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7월 2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표를 끌어낼 훌륭한 정치적 전략일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계획된 수출 통제는 일본보다는 중국 회사들에 더 좋은 뉴스이다. 일본과 한국 제조업의 밀접한 상호연계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파열음은 바로 중국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 억제 세력의 협력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이기에 북한에게도 나쁘지 않다.

아베와 문대통령은 올해의 혼란을 공통의 임무를 함께 해야 할 핑계로 이용해야 한다. 양국의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허무주의적 무역전쟁에서 살아남는 것 말이다.

트럼트의 대리인이 되기보다는 도쿄와 서울은 타격을 완화시킬 안전망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더 나은 번영을 확보하기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무역장벽을 낮추느라, 채권 주식을 연계하느라, 더 큰 규모의 통화스왑딜을 협상하느라 양국의 스타트업계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모으느라 낭비할 시간이 없다.

아베는 문 대통령을 설득하여 이전의 환태평양동반자협정을 트럼프가 거부한 후 이를 대체하는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도록 해야한다.

도쿄와 서울은 그들의 1.7조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합쳐야 한다. 자유무역을 유지하도록 하는 양방향 노력이 북아시아가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간지연전술을 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트럼프는 여러 분야에서 나쁜 행위를 정당화시켰다. 응석받이 ‘스트롱맨’을 좋아하는 그의 취미는 북한의 김정은부터 필리핀의 두테르테 등의 지도자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베의 이중적인 접근은 – 하루는 탁월한 자유무역 주의자, 다음날은 반한십자군- 특별히 삐걱거리고 있다.

아베는 오랜기간 외교 목표 달성을 위하여 수완보다는 열정을 당연시해왔다. 이는 특별히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나타났다. 2012년 12월 이래 아베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다른 정상들 보다 훨씬 더 많이 만났으나 쌍방간 영토분쟁에서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트럼프와의 브로맨스에서도 물론 성과물은 제로이다. 트럼프와 김정은과의 이상한 동행은 워싱턴이 평양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두려움을 포함한 토쿄의 관심사를 무시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연합뉴스]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선거가 코앞에 있는 가운데 제2분기 일본의 성장을 마이너스로 만들 수도 있다. 지난 주 오사카에서 트럼프는 다시 수십년된 안보협정을 폐기하고자 하는 의사를 드러냈으며, 이는 미국-일본 관계에 대한 놀라운 무시이다.

한편 아베의 행위가 어떻게 오사카에서의 G-20의 무역과 투자를 위한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이 없는 환경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자”는 약속과 공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중국과 경쟁하고자 할 때는 중국의 전술을 흉내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아베의 한국에 대한 공격이 2017년 한국이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받아들인데 대하여 베이징에서 했던 조치와 어떻게 다른가? 아니면 중국이 희토류 원료를 무기화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현재로서는 아베의 수출 규제의 효력은 경제성장에 대하여 실질적이라기 보다는 상징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고 무디스 투자 애널리스트 글로리아 추엔은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글로벌 경제 전망과 북한의 위협을 다룰 수 있는 일본과 남한간 신뢰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 그 자신의 지지율 감소를-80퍼센트 중반에서 40퍼센트-겪고 있는 문 대통령은 보복 조치에 대한 강한 필요를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아베의 역보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공급망에서 가장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이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회사인 삼성전자는 갑자기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제조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위험성은 트럼프 백악관이 경쟁국의 핵심 산업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인하여 중국의 화웨이가 겪고 있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아베 행정부는 플렉시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불화폴리이미드을 무기화함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코어에 실리컨 웨이퍼를 조립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물질인 고순도 불화수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삼성과 더불어 이 제한은 엘지디스플레이, 에스케이 하이닉스 및 다른 그룹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두 동맹국이 외교협회의 쉬일라 스미스가 칭한 “급락”에 빠져드는 것을 보며 흡족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아시아에 대한 트럼프 독트린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워싱턴의 과장된 제스쳐에 대하여 공통의 전략을 세울지도 모를 미국의 동맹국들을 이간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계 악화는 단지 역사적 기억에 관한 것만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의 전쟁 당시의 침략에 대해서 예민하다. 그리고 많은 일본인들은 문재인 행정부가 전시위안부로 강제된 한국인에 대한 보상을 규정한 2015년 합의를 거부하고 더 나은 안을 추구하는 것에 대하여 아쉬워한다. 하지만 전후처리안에 대한 엄격한 검증은 또한 가장 경제성장속도가 빠른 지역에 대한 미래 영향력을 놓고 다투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하여 스미스는 말한다, “일본과 한국은 별도의 미래 계획을 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맹에 대한 워싱턴의 영향력이 느슨해지고 있기에 토쿄와 서울은 그들 자신의 최악의 충동에 따라 행동하도록 운명이 지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너무나도 기꺼이 부추기고 싶어하는 그런 충동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한국 모두의 경제에 결코 좋지 않을 그런 충동이다.

북아시아에서 대내적 이득을 위하여 이웃을 치는 것은 이미 검증을 마친 정략이다. 하지만 한국을 적대하면서 아베 일본은 무역계에서 힘들게 쌓아온 도덕적 우월성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는 또한 이미 분쟁으로 가득한 지역에 또 하나의 싸움을 던져넣게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번역지원 TransMe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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