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F, 아베 한국 수출규제 "정치적 도박, 불안한 결과 직면할 것” 비판
EAF, 아베 한국 수출규제 "정치적 도박, 불안한 결과 직면할 것” 비판
  • 이희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7-09 17:46:19
  • 최종수정 2019.07.12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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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일본의 영향력을 내세우기 위해 본격적인 양자 외교를 시작했다. 두 지도자는 그동안 약 40여 차례의 만남과 전화 통화를 하며 관계를 유지했으나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발표로 인해 미일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 정치경제 연구그룹인 이스트아시아포럼(East Asia Forum; EAF)은 9일 한일 경제전쟁은 중국의 부상, 미국의 상대적 쇠퇴, 일본의 지위 악화 등 그동안 진행돼온 동아시아 지역의 세력 균형 변화에 새로운 촉매 악재가 될 우려가 크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세력 변화의 또 다른 요소는 러시아의 '동아시아 회귀’ 전략이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을 둘러싼 서방과의 관계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재 일본-미국의 동아시아 역학 관계가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하노이, 6월 판문점 회담까지 총 세 차례 만남을 갖는 동안 아베 총리는 북한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유일한 아시아 지역 지도자로 홀로 서 있다.

EAF는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아베 총리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발표는 국가안보와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명분으로 벌인 정치적 도박이며, 결국 예측 불허의 불안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AF는 미국의 정책 결정도 아베 총리에게 불안하게 다가올 것이라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TPP), 파리 기후 협정(The Paris Climate Accord), 중거리핵전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이란 핵 협정 등 여러 국제 협정에 일방적으로 탈퇴한 바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외정책 수정 전략 국면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EFA는 분석했다.

아베는 미일 간의 안보 동맹을 강조하면서, 일본 본토를 넘어 제한된 형태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 제 9조항을 수정하고, 무기 및 기술 수출 금지 조치를 본격 해제했다. 미군 장비 구입을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105대의 F-35 전투기가 추가로 포함되었고, 이 중 42대를 신형 무기로 배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또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겠다는 명분 하에 미국의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EAF는 “이러한 결정은 일본의 방위력을 높이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안보 역할을 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오랜 열망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이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자유’를 추구한다는 명분 하에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뒷받침한다는 명목으로 해양 군사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일 안보 동맹을 다시 한 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안보 조약은 미국이 일본의 방위체제 형성에 도움을 주지만 반대로 일본은 미국에게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불공정한 협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은 아베 총리를 당혹스럽게 했지만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G20 회담에서 두 지도자는 안보 관련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떤 정보도 추가로 꺼내지 않았다.

경제 및 무역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촉발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했고 일본과 다른 주요 무역 상대국에게 보호무역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미국과의 양자 무역에서 약 68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일본의 투자 확대가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7년 일본의 대미 투자는 약 4700억 달러로 영국(541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 다국적기업도 미국에서 86만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영국 (123만8천명) 다음으로 많았다.

그러나 EAF는 일본이 일방적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반대하고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무역자유화를 위한 다자간 협상에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미국의 양자 간 무역 협상 요구를 애써 외면해왔지만 2017년 4월 마지못해 양자 회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회담에 실패한다면 위협적인 관세 부과로 인해 일본이 오히려 더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EAF는 2020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무역 거래에서 승리를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본 자동차 수입에 대한 관세 결정을 7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로 연기했으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결국 미국 주도의 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최근 개인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관세 위협이 일본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설득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경제 및 안보 현실 속에서 아베 총리는 국가의 핵심적인 경제 이익을 두고 정치적 도박을 시도한 지도자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아베 총리가 여론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일까?

EAF는 아베 총리가 CPTPP에서 이미 진행된 협상과 비슷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자민당이 다가오는 7월 선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그는 야당으로부터 비판을 견뎌낼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이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닻으로 남을 것이라고 EFA는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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