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對 한국 무역보복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미-중 무역전쟁조차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중국, 일본-한국 등 2개의 거대한 무역전쟁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거대한 전쟁판에서 한국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11일(현지시간) “대만 문제에 대한 양국 대립과는 별개로,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중국은 생산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취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보커스 전 주중 미 대사의 발언을 실었다.
보커스 대사는 "관세를 한 번 부과하면 다시 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렵고, 현재까지 존재하는 양국의 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각각 2500억 달러와 1100억 달러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보커스는 그동안 양국이 "최종 합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협상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었다. 각국은 경제 발전을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통신회사인 화웨이에 대한 블랙리스트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최근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생산품을 팔 수 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수입할 것이라고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보커스는 "화웨이를 둘러싼 관세와 같은 분쟁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회담 재개에도 불구하고 관세 전쟁은 양국 관계에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을 형성시켰다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를 철회할지, 실제 화웨이에 첨단 기술 판매를 허용할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렵다. 현상유지만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로버트 라이타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래리 쿠드로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전화 통화는 생산적이었다”며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동안 미중 간 무역협정에 대한 모멘텀이 고조되어 왔지만, 트럼프는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회담은 중단됐다. 이후 중국은 협상을 계속할 용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세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양국 간 무역전쟁은 더욱 심각해졌다.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데이비드 램튼은 “기존의 관세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트럼프는 관세를 믿는다. 큰 이득을 보지 않는 한 관세를 포기하는 것을 매우 꺼릴 것이다. 2020년 대선을 위해 관세전쟁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적재산권 보호,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억제, 엄격한 집행 메커니즘 제정을 위해 중국 국내 법안을 대대적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간 경제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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