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협 등 은행권, 文정부 출범 후 태양광대출 '급증'…울며겨자먹기식?
[단독] 농협 등 은행권, 文정부 출범 후 태양광대출 '급증'…울며겨자먹기식?
  • 이한별 기자
  • 승인 2019.07.15 16:45
  • 수정 2019.07.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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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의원 "국정감사 등 통해 관련 의혹과 문제점 규명 필요"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관심을 크게 보이지 않던 은행들이 탈(脫)원전 정책 기조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태양광사업 관련 대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정책' 후 주춤했던 태양광대출을 늘리며 사실상 정부 정책에 따른 '울며 겨자 먹기식' 대출 확대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간사)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은행별 태양광산업 관련 대출상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1개 은행에서 총 15개의 태양광산업 관련 대출 상품을 판매중이다. 이 중 절반 이상(53.33%)인 총 8개 상품이 2017년 5월 10일 문 정부 출범 후 출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2017년 5월 △NH농협은행 '농촌태양광 정책자금대출', 같은해 9월 △신한은행 '신한 태양광 플러스 기업대출', 2018년 △경남은행 '태양광ECO기업대출' △광주은행 '태양광발전특별자금대출'·'센트럴태양광특별자금대출(수도권 전용)' △KDB산업은행 '스마트공장지원 특별자금', 지난 4월 △KDB산업은행 '혁신성장산업지원 특별자금'·'핵심기반산업 지원자금'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은행들이 태양광대출을 잇따라 선보인 한편, 1년새 관련 대출잔액 또한 전체 기업대출 증가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은행의 전체기업대출잔액은 2017년 508조8557억4300만원에서 2018년 536조3672조3600만원으로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대출잔액은 3276억9000만원에서 8408억원으로 156.58% 늘었다.

이 같은 은행들의 움직임은 문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에 2030년까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2040년에는 30~35%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사업자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태양광대출 대출상품판매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REC 가격 하락은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익 감소로 직결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문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12만9966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기록하며 작년 9만8370원, 지난달 6만922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 태양광대출 상품은 정부 정책 지속 가능성에 따른 판매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탈원전 정책 추친에 따른 '울며 겨자 먹기식' 대출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금융을 지원하는 '녹색금융'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 때도 은행들은 태양광산업 관련 대출 등을 앞다퉈 출시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판매를 종료하거나 미미한 실적에 그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태양광대출을 출시했다 판매를 중단한 A은행 관계자는 "태양광대출 상품 수요가 지속적이었다면 리모델링 등을 통해 상품을 유지했겠지만, 판매가 부진해 상품 판매를 종료했다"며 "통상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시장사업성을 검토하고 장을 만든 것이 아닌, 정책을 세우고 나라에서 상품 판매를 주도하는 형식이다 보니 상품 판매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최근 태양광산업이 저가 중국업체 진출 등 당초 예상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음이 밝혀지고 있다"며 "은행권 태양광대출 증가는 태양광산업 수익성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한편, 정부의 대대적인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일부 '울며 겨자 먹기식' 대출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은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시중은행에 금융당국 등이 압박과 회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최근 태양광 설치와 대출 과정에서 선량한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정감사 등을 통해 관련 의혹과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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