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단 측 "올해 최고의 공연 중 하나" 극찬.. 테레사 메이 총리도 관람
테너 김건우가 런던 로열오페라에서 ‘연대의 딸’로 세계적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8일(현지시간) 세계 3대오페라극장으로 손꼽히는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토니오역을 맡은 김건우가 ‘친구여, 오늘은 기쁜 날’(Ah, mes amis) 연주를 시작했다.
관객들은 숨죽이며 귀를 기울였다. 하이C가 9번이나 나오는 최고 난이도의 아리아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곡은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한 이후 환 디에고 플로레즈 외에 그 매력을 제대로 소화해내는 테너가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연주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고음역의 음악이 흐르면서 테너 김건우의 기량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김건우 특유의 '감성'이 음악에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하이C를 오가는 후반대에 이르자 관객들은 과연 김건우가 마지막 9번째까지 무난하게 소화해낼 지 집중했다. 김건우는 예상을 깨고 하이C를 2차례 더 찌르며 관객들의 심장을 흔들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고, 커튼콜 때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피터 카토나 로열오페라단 캐스팅감독은 "이번 공연은 올해 로열오페라 최고의 공연 3개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그는 향후 다른 작품들도 김건우에게 제안할 계획임을 밝혔다.
공연에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비롯, 영국 정재계 리더, 예술 전문가들이 대거 관람했다. 한 오페라전문가는 "쓰리테너 이후 테너 계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들이 많은데, 이제 바야흐로 김건우의 시대가 열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건우는 로열오페라단의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영아티스 프로그램을 수료하기도 전에 오페라 메인 스테이지에서 타이틀롤 역을 따낸 것은 로열오페라단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건우는 2015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이듬해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인 오페랄리아에서 우승한 이후 세계 오페라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 내달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
김건우는 오는 8월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유럽 오페라극장 솔리스트 초청 콘서트' 갈라콘서트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이지현, 메조소프라노 임은경, 바리톤 송지원, 피아니스트 김예담 등이 함께 연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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